초음파로 과불화펜탄 기화시켜 세포막 붕괴 유도
세포막 파열을 유도해 암세포를 터뜨려 죽이는 ‘나노버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 박재형 교수팀이 초음파를 쬐면 기포가 만들어지는 나노물질로 암세포의 세포막을 파괴해 암조직이 사멸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세포막을 붕괴시켜 스스로 사멸하는 괴사의 일종인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 반응은 카스파아제 등 분해효소가 관여하는 자멸사(apoptosis)와 달리 단백질 분해나 산화 등이 일어나지 않아 면역유발물질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암에서 네크롭토시스를 유발하는 단백질(RIPK3) 발현양이 낮아 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단백질이 아닌 물리적 자극으로 네크롭토시스를 유발했다. 네크롭토시스가 세포막 파열을 수반하는 데 착안해 기포를 이용, 암세포를 터뜨리는 고분자를 설계한 것이다.
자가조립형 고분자에 액체 상태의 과불화펜탄을 탑재해 초음파를 쬐어주면 과불화펜탄이 기체로 변하면서 부피가 팽창, 세포막의 붕괴를 유도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RIPK3 단백질 발현 유무와 상관없이 초음파를 조사하면 나노버블에 의해 암세포의 구조가 붕괴되는 것을 관찰했다.
또 폐로 암이 전이된 생쥐 모델에 면역관문억제제(PD-L1 항체)와 함께 나노버블을 병용투여한 결과 억제제 단독투여 때 보다 종양의 무게가 97% 수준의 감소율을 나타내는 등 반응성이 향상됐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지난 3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