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미래먹거리] 韓, 장내 미생물 연구 인프라 구축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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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미래먹거리] 韓, 장내 미생물 연구 인프라 구축 ‘눈앞’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09.0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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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 2016년부터 한국인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뱅크 운영
한국인 장내 미생물 표준 확립…“그동안 건강기준 없어 개별 판단”
바이오분야 연구 인프라 구축 기대감 “산업계서 샘플 요청 이어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한국인 장내 표준 마이크로바이옴 뱅크(KGMB)’ 연구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정숙 생물자원센터 책임연구원 모습.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한국인 장내 표준 마이크로바이옴 뱅크(KGMB)’ 연구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정숙 생물자원센터 책임연구원 모습.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인체 내 서식하는 미생물과 건강 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해 질병을 치료하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가운데 한국 또한 장내 미생물 연구 인프라 구축을 눈앞에 두고 있다. 

2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한국인 장내 표준 마이크로바이옴 뱅크(KGMB)’ 연구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정숙 생물자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총 두 번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연구에서 성인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단계 장내 미생물 실험이 끝났다”며 “현재 2단계 실험으로 임산부부터 노인까지 생애주기별로 500명에 대한 장내 미생물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생명연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KGMB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명연은 이 사업을 통해 건강한 한국인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기준을 확립하고 실험을 통해 추출한 장내 미생물을 배양, 향후 연구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연구 사업은 진공상태에서만 생존할 수 있는 장내 혐기성 미생물을 안전하게 분리·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장내 미생물 샘플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연구에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 예정이다. 사업 이름에 ‘뱅크’가 들어가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생명연은 배양된 미생물을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분양할 예정이다. 우선 1단계 실험에서 배양된 균주가 보급된다. 이에 따라 성인 300명에게서 추출된 장내 미생물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위해 각종 실험실로 보내지게 된다. 

이 책임연구원을 비롯한 연구팀은 한국인의 건강한 장내 미생물 상태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려는 계획 중에 있다. 이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장내 미생물 건강과 관련해 한국인 표준이 없었다”며 “진단을 위해 개별 의료인이 매번 참조만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치료를 받을 때 내진자의 건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기준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와 관련해서는 “한국인 800명에 대한 모든 결과가 도출된 후에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배양된 미생물은 국가 소관의 연구기관 뿐만 아니라 산업계에도 보급될 예정이다. 때문에 이번 KGMB 사업은 마이크로바이옴 R&D뿐만 아니라 바이오 산업 전반의 성과를 앞당길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책임연구원은 “지금도 대기업이나 바이오 벤처기업으로부터 미생물 샘플을 요청하는 연락을 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는 해외 사례에 견주어볼 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이 책임연구원은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과도 관련이 깊기 때문에 전세계가 주목하는 유망한 분야”라며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연구에 착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외국에 비해 비교적 적은 예산이 투입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2023년까지 진행된다. 이 책임연구원은 “생물자원센터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시스템을 확립한 만큼 이번 사업이 끝나고 관련 연구가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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