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미래먹거리]“유산균으로 암치료 가능한 날 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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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미래먹거리]“유산균으로 암치료 가능한 날 멀지 않아”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08.29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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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차세대 질환 치료 패러다임으로 새롭게 각광 받아
관련 연구자 연구 현황 발표…일동제약·㈜쎌바이오텍 등 기업도 참여
“해외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앞서 있어…국내 지속적인 연구개발 필요”
29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열린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컨퍼런스 마이크로바이옴 테라피(Microbiome Therapy)' 발제를 맡은 류용구 ㈜쎌바이오텍 세포공학연구소 차장.
29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열린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컨퍼런스 마이크로바이옴 테라피(Microbiome Therapy)' 발제를 맡은 류용구 ㈜쎌바이오텍 세포공학연구소 차장. 김찬혁 기자

최근 4차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먹거리산업으로 바이오 분야의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의 신체 내 서식하는 미생물의 유전정보를 일컫는 말로, 관련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건강 보조 식품에 그치던 프로바이오틱스(장내 미생물 성분)을 향후 비만, 아토피, 치매 그리고 암 치료제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29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는 'KRIBB 컨퍼런스 마이크로바이옴 테라피(Microbiome Therapy)'가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전문가들이 한 데 모여 지금까지의 연구 현황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놓고 뜨거운 논의를 이어갔다.

류충민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인사말을 통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이 분야에 관심이 없었다”며 “이렇게 마이크로바이옴 테라피라는 이름으로 컨퍼런스를 열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프로바이오틱스가 곧 치료의 한 분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무척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류 센터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지난 1년간 책임과 역할(R&R)을 재정립한 가운데 생명연은 마이크로바이옴 파트에 주목했다”며 “앞으로 의료뿐만 아니라 농업, 축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동제약, ㈜쎌바이오텍 등 바이오 기업들이 참여해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컨퍼런스 발제를 맡은 류용구 ㈜쎌바이오텍 세포공학연구소 차장은 현재 대장암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어떻게 해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를 활용하게 되었는지 설명했다. 그는 “대장암은 전세계 중 한국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으며 발병률과 치사율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류 차장은 “대장암 치료제 시장이 8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기존의 항암제는 부작용이 있을뿐더러 치료 시 내원을 해야 하는 점, 오랜 기간 치료에 임해야 하는 점 등 환자 입장에서 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앞으로 나올 대장암 치료제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개발 중인 유산균 이용 항암제는 구강으로 쉽게 투여가 가능하고 대량 생산하기 쉬워 효율적으로 대장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고 말했다. 또 “연구 결과, 유산균 농도에 따라 암세포 성장률 억제 효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Probiotics to pharmabiotics; solution for atopic dermatits'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한 일동제약 김태윤 부장.
이날 'Probiotics to pharmabiotics; solution for atopic dermatits'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한 일동제약 김태윤 부장. 김찬혁 기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일동제약 김태윤 부장은 “숫자로만 따지면 인간 신체 내에는 세포 수보다 세균 수가 더 많다”며 “최근 개인의 비만 정도 또한 장내 균총(다양한 세균의 총칭)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질 정도로 마이크로바이옴은 신체 건강과 밀접하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현재 프로바이오틱스가 건강기능식품에 국한돼 있지만 앞으로 뇌, 장, 폐, 피부 등 기관별로 연구가 진행돼 종국에는 신체 시스템과의 관계가 규명될 필요가 있다”며 ‘파마바이오틱스(Pharmabiotics)’ 개념을 소개했다. 파마바이오틱스는 ‘약학(Pharma)’과 ‘생명 역학(Biaotics)’의 합성어로, 마이크로바이옴을 질환 치료에 집중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유산균을 통해 아토피를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해당 기술을 적용한 식품을 섭취했을 때 SCORAD(아토피 등급 측정) 점수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치 유산균을 활용한 질병 치료제 개발'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맡은 최학종 세계김치연구소 본부장
'김치 유산균을 활용한 질병 치료제 개발'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맡은 최학종 세계김치연구소 본부장. 김찬혁 기자

아울러 이날 행사에서는 일찍이 건강식품임이 알려진 김치에 포함된 유산균 또한 재조명 받았다. 

최학종 세계김치연구소 본부장은 “김치 유산균을 통해 암이나 파킨슨병에 대한 질병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효과를 입증하는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만큼 질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해외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다음 단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며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next-generation probiotics)’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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