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산업 증가에도 직업재교육예산은 2년째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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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산업 증가에도 직업재교육예산은 2년째 ‘삭감’
  • 김찬혁
  • 승인 2019.06.0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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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직업훈련예산 전년 대비 1815억 줄어
전문가 “신산업 등장 이후 직업재교육 중요”

택시 승강장 앞에 줄지어 서 있는 택시들 모습. 뉴스1

택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사양산업’으로 전락한 택시 노동자 등이 안정적인 새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직업 재교육을 지원해주는 ‘직업개발훈련’ 예산이 현 정부 들어 2년 연속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일자리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기치로 내걸면서도 직업 재교육은 등한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일자리 관련 예산 중 실업자·재직자의 직업능력개발 등을 지원하는 '직업개발훈련' 예산은 1조9610억원으로 지난해 2조645억원보다 1035억원(-5.0%) 삭감됐다.

2018년 관련 예산이 2017년 2조2460억원보다 1815억원(-8.1%) 줄어든 데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문재인 정부 들어 2년간 직업재교육 관련 예산이 총 12.7% 삭감된 셈이다.

이는 공공 단기일자리, 노인 일자리 등으로 구성된 직접일자리사업 예산이 2017년 2조7069억원에서 2019년 3조7713억원으로, 2년간 총 39.3%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2년간 고용장려금, 실업소득 유지·지원 등 일자리 분야 예산 전 항목도 계속 증액된 반면 직업개발훈련 항목만 급격히 삭감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마치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고 물고기를 퍼주기만 하는 것 같다”며 “공공근로 직접고용에 예산을 쓰게 되면 통계적 수치를 개선하는 데는 금방 효과가 나오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새로운 혁신과 산업구조 변화에 노동자들이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재교육 훈련에 재정 투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양 산업’으로 손꼽히는 택시업계의 경우 이미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국회 인근에서 택시기사 최모(57)씨가 ‘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 사망한 이후로, 올해 5월까지 반년 간 총 4명의 택시기사가 분신했다. 이와 더불어 택시업계의 ‘카풀반대’ 가두시위도 계속됐다.

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택시를 떠날 수 없어 갈 곳을 잃은 택시기사들의 절박함은 더해졌고 이는 곧 카풀 반대 등으로 표출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택시산업은 사양산업이고, 마치 옛날에 택시가 나오면서 도태 위기에 처한 마차들이 반발하던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택시뿐 아니라 금융, 자동차, 바이오, 의료 모든 산업이 다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사양산업 노동자와 혁신산업 모두를 위한 정책으로 직업재교육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 교수는“언젠가는 신산업이 등장해 패러다임이 바뀌게 돼있고, 사회가 이런 변화를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재교육정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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