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퍼레이드 등 서울광장 퀴어축제…맞은편엔 ‘맞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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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퍼레이드 등 서울광장 퀴어축제…맞은편엔 ‘맞불집회’
  • 김찬혁
  • 승인 2019.06.0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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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문화축제 20주년 “우리는 존엄한 인간, 나중은 없다”
동성애 반대 단체들, 시청 곳곳에서 ‘축제 척결’ 주장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을 출발해 도심을 한바퀴 도는 ‘퀴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퀴어(queer)’는 성소수자를 의미하는 영어단어로, 퀴어문화축제는 지난 2000년부터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1일 시작한 서울 도심에서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제20회 ‘퀴어(Queer) 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격인 서울퀴어퍼레이드가 1일 개최됐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동성애에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 등이 ‘맞불집회’도 열렸으나 이들 사이에 물리적 다툼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퀴어문화축제는 주최측 추산 2만명의 인원이 참여한 가운데 ‘스무 번째 도약, 평등을 향한 도전!’을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무대에서 자신을 ‘양성애자’로 소개한 컬럼니스트 은하선씨(본명 서보영)와 퀴어 콘텐츠 크리에이터 이열씨의 사회로 열린 본무대는 EDM 연주자 렡츠랱츠, 붉은나비합창단 등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잔디밭을 가득 채운 참자가들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팔찌와 두건, 깃발 등을 몸에 둘렀다.

2000년 당시 50여명이 참가한 당시 명칭 ‘무지개 2000’으로 시작한 퀴어퍼레이드는 매해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에는 주최 측 추산 역대 최대 규모인 6만명 가량이 참여했다. 축제 조직위 측은 이번 행사가 지난해 최대규모 인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명진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성소수자는 우리 삶 곳곳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며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뜨거운 현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조화를 이루고 함께 사는 사회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국내 인권단체와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캐나다 등 일부 대사관 등이 축제에 연대해 부스를 차렸고 정의당, 녹색당 등 정당들도 부스를 꾸렸다. 2017년 동참을 시작한 국가인권위원회도 3년째 축제에 이름을 올렸다.

오전 11시쯤 시작된 행사는 오후 4시 메인이벤트인 퍼레이드로 절정에 다다랐다. 11대의 퍼레이드 차량이 이끄는 행렬이 시청광장을 출발해 종각역을 지난 뒤 광화문 광장 앞을 돌아 출발지로 복귀했다.

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서울시의회 앞에서 열린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퀴어 축제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반면 일부 기독교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서울퀴어축제장인 시청광장을 에워싸고 반대 집회를 열었다.

가장 큰 행사는 동성애반대국민대회 준비위원회(준비위)가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연 ‘러플 페스티벌’이다. 이 단체가 지난해까지 연이어 집회를 열던 대한문 앞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 집회를 연 보수 시민단체 행사가 진행됐다.

집회 참석자들은 ‘성평등 NO, 양성평등 YES’,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지지를 강요하는 독재법’, ‘성적 자유화를 통한 가족파괴 중단하라’ 등이 적힌 팻말과 플래카드를 들고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등 구호를 외쳤다.

청계광장 인근에서는 종교단체 홀리라이프가 ‘동성애 회복 상담’을 주장하며 ‘홀리 페스티벌’을 열었다. 홀리라이프 측은 행사에서 “성정체성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을 회복하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퀴어 축제와 퀴어축제 반대 세력의 집회 등의 행사 시간과 일부 행진 동선이 겹치기도 해 대규모 경력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만약에 있을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투입되는 부대 수를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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