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댐 붕괴사고는 인재”…시공사 SK건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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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댐 붕괴사고는 인재”…시공사 SK건설 반발
  • 김찬혁
  • 승인 2019.05.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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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위원회 “누수로 인한 붕괴…시공 당시 발생”
SK건설 “토사유출 목격 안돼…과학적 근거 결여”

지난해 7월 라오스 댐 붕괴 당시 피해지역 이재민들의 모습. 뉴스1

라오스 정부가 지난해 7월 라오스에서 발생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 원인을 시공사 SK건설의 시공부실로 결론내렸다. 사고 원인을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로 공식화하자 SK건설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28일(현지시간) 라오스뉴스통신(KPL)에 따르면, 라오스 국가 조사위원회는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에 대한 독립 전문가 위원회(IEP)가 지난해 7월 23일 발생한 보조댐 붕괴사고를 불가항력적인 사고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IEP에 따르면 댐이 붕괴되기 전날 집중호우가 쏟아졌지만, 붕괴가 시작됐을 때 댐 수위는 최고 수위보다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IEP는 사고 근본 원인으로 보조댐 일부에서 발생한 ‘누수’를 꼽았다. IEP는 보조댐 기초 지반에 투수성이 높고 침식이 용이한 토사층이 존재했고, 해당 토사층에 난 물길이 지반을 침식해 보조댐의 균형이 무너진 것으로 봤다.

이어 이 같은 누수현상은 댐에 물을 채우는 과정에서 이미 발생했으며 “적절한 조처로 막을 수 있었던 붕괴사고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댐 사고 이후 라오스 정부는 국가조사위원회(NIC)를 구성하고, IEP에 사고 원인 조사를 의뢰한 바 있다. SK건설은 한국의 서부발전, 태국 전력회사, 라오스 현지 기업 등과 합작법인 ‘PNPC’를 구성해 공사에 참여해왔다.

이번 발표를 통해 라오스 정부가 댐 붕괴 원인을 ‘부실시공‘으로 규정하자 SK건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SK건설은 IEP의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가 결여됐다”며 “조사결과가 경험적인 추론에 불과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SK건설은 “IEP가 주장한 바와 같이 누수로 인해 지반 침식과 붕괴가 발생한 것이라면, 사고 전 댐 하단부에 대량의 토사 유출이 목격 되었어야 하는데 그러한 사실이 없다”며 “이번 조사에 참관인으로 참여한 한국 정부조사단과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업체들도 IEP가 밝힌 사고원인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SK건설은 댐 사고 원인과 관련해 댐이 붕괴된 것이 아니라 이례적으로 퍼부었던 호우 때문에 강이 범람하면서 불가항력적으로 보조 댐 상부가 유실됐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7월 라오스에서는 SK건설이 건설 중이던 남동부 아타프주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보조댐이 집중호우로 무너져, 12개 마을이 물에 잠기고 최소 40명 이상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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