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中전기이륜차 보조금 산정오류”…업계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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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中전기이륜차 보조금 산정오류”…업계 “황당”
  • 김찬혁
  • 승인 2019.05.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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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품 보조금 형평성 논란에 “산출 과정 오류 발견”
업계 “제도 모순 여전해…보조금 검증 작업은 긍정적”

친환경 오토바이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시승하는 모습. 뉴스1

중국산 전기이륜차에 대한 국가보조금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환경부가 중국 제품에 대한 보조금을 낮추고 한국 제품에 대한 보조금은 올리는 식으로 지급액을 일부 재조정했다. 환경부는 이번 조치를 지급액 산출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 수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형평성 논란에 대한 ‘땜질처방’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국내기업인 와코코리아가 판매하고 있는 전기이륜차 ‘EV6’에 대한 보조금을 기존 220만원에서 5만원 오른 225만원으로 상향했다. EV6의 출시가격은 289만원으로 보조금을 더하면 64만원에 살 수 있게 된 셈이다.

반면, 인에이블인터내셔널이 수입·판매하고 있는 중국 전기스쿠터업체 니우(NIU) 테크놀로지의 ‘NIU Npro’의 보조금은 기존 230만원에서 5만원 줄어든 225만원으로 하향했다.

환경부는 이번 지급액 조정이 원가를 반영한 조치가 아니라 제품별 성능 검증 등에 오류가 있었다는 점을 뒤늦게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기이륜차 보조금은 경형 200만원, 소형 220만원을 기본으로 배터리 용량, 에너지 소비율, 출력 등이 우수할수록 지급액을 늘리는 식으로 결정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에 대한 검증을 하던 중 산정 과정에서 오류를 발견하고 두 제품의 보조금 액수를 정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는 환경부가 뒤늦게 성능검증을 이유로 보조금을 소폭 조정한 것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중국에서 단순 수입한 전기이륜차에 원가보다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현 제도의 모순을 수정하지 않고 땜질처방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중국산 전기이륜차 한중 가격 비교. 뉴스1

이번에 보조금이 줄어든 NIU Npro는 중국 현지에서 9999위안(171만원)에 팔리고 있지만 국내 출시가격은 369만원으로 2배에 달한다. 한중모터스가 판매하는 중국 야디(YADEA)의 Z3(385만원) 역시 중국 현지에선 8688위안(149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국내 오토바이업계 1위 대림오토바이가 수입하는 중국 종쉔의 CINECO T3(395만원)의 중국 현지 판매가격은 1만288위안(176만원) 수준이다.

수입사들은 한국에서 보조금을 받기 위해 중국 현지 제품보다 사양을 업그레이드해 들여왔다고 해명했지만 과도한 보조금이 중국 제품 수입사만 배불리고 있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다만 환경부가 전기이륜차 보조금 검증 작업에 들어간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 17일 전기이륜차 업체들을 모아 간담회를 열고 합리적인 보조금 제도 개편안을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 손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며 “조달청처럼 (판매사가) 원가 계산서 공개를 거부할 경우 지원대상에서 배제하는 쪽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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