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재료값 ‘뻥튀기’…‘더리터’ 가맹점 공급폭리 의혹
상태바
기기·재료값 ‘뻥튀기’…‘더리터’ 가맹점 공급폭리 의혹
  • 김찬혁
  • 승인 2019.05.17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커피기기·재료 비싸게 공급…가맹점 ‘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
공정위 “점주 요청시 본사 협상 응해야”…더리터 “영업비밀”
대표 ‘욕설·성매매 제안’ 등 파문 이어 ‘가맹점 갑질’ 또 논란

커피 전문점 ‘더 리터’(THE LITER)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1리터 커피’를 내세운 커피 프랜차이즈 ‘더 리터’(THE LITER)’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 품목의 가격을 부풀려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업계와 가맹점들에 따르면 더 리터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일부 품목 가격을 시중가보다 비싸게 넘겨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더 리터가 한 가맹점에 제시한 내부문서를 분석한 결과, 유명 블렌더(분쇄기)인 ‘바이타믹스 콰이어트원’의 납품가가 230만원에 달했다. 네이버쇼핑 최저가(161만6670원)와 비교하면 7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커피머신 ‘VBM 에볼루션 2GW’도 인터넷 최저가의 경우 540만원에 불과했지만, 더 리터는 650만원에 기기설치비 150만원까지 받았다. 가맹점들은 같은 기계를 250만원 가량 더 비싸게 주고 구입하는 셈이다.

제빙기도 마찬가지였다. 가맹점주들은 네이버쇼핑 최저가가 360만원인 ‘카이져 제빙기 IMK-3270’을 더 리터 가맹주들은 450만원에 사야했다. ‘카이져 제빙기 IMK-55W’의 가격도 110만원가량이지만 가맹점에는 150만원에 넘겼다.

가맹점주들은 이외에도 더 리터가 1kg당 약 4000원 수준인 요거트 파우더를 가맹점에는 8000원~1만원 수준에 납품했다고 주장했다. 가맹점들은 가맹본부가 기계와 기물 항목에서 한 점포당 최소 수백만원의 이익을 더 챙겼을 것으로 추측했다. 200호점을 웃도는 더 리터의 가맹점 수를 고려할 때 10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다.

가맹점주들은 “가맹비와 교육비, 인테리어비를 다 받으면서 본사가 기기값을 부풀렸다”며 “이럴 거면 왜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느냐”고 가격 폭리를 토로했지만 불이익을 우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품목들을 구입해 왔다.

한 가맹점주는 “가맹 계약 연장이나 점포 매매 시 본사 승인 거부 등을 이유로 본사가 압박해 왔다”며 “로열티를 지불하면서도 비싼 가격의 품목을 어쩔 수 없이 사 왔다”고 하소연했다.

현행법상 판매 가격 변경은 프랜차이즈법상 점주들이 과하다고 느끼면, 본사에 요청해 협상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점주들이 부담을 느끼면 본사에 언제든 가격 조정을 요청할 수 있으며, 본사는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더 리터에 대해 “공급가격 폭리는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더 리터가 과거에도 대표 갑질과 폭언 등의 문제가 터졌었던 곳”이라며 “아직도 가맹본부의 권리를 앞세워 갑질을 일삼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더 리터에서는 “원가 등과 관련한 내용은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할 수 없다”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더 리터는 지난해 대표의 직원 욕설 갑질과 성매매 제안 논란이 터지면서 곤욕을 겪었다. 당시 대표였던 한씨는 “논란이 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일부 인정을 하며 사죄한다”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