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쑥날쑥한 기름 값에 서민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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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쑥날쑥한 기름 값에 서민들 울상
  • 김찬혁
  • 승인 2019.05.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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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땐 ‘주춤’ 인상 땐 ‘껑충’…정유업계 “주유소 재고량 때문”
환율·국제유가 오름세…9월 세율 복원 시 기름값 인상 유지될 듯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1980원, 경유를 1790원에 판매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 직후 주유소 기름값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정부의 이번 유류세 인하 폭 축소 결정이 소비자의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주유소의 유류 재고 소진과 연관지어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8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서울 시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ℓ)당 1604.05원을 기록했다. 유류세 인하 축소 조치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6일(1565원)과 비교하면 39원(2.49%)이나 올랐다. 이밖에도 전날인 7일 시작된 유류세 인하 축소로 인해 리터당 경유는 46원, LPG부탄은 16원 인상됐다.

이런 가파른 가격 상승은 기름값이 하락할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6일 정부가 유류세를 15% 내릴 당시 대부분의 주유소가 2~3주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에 천천히 반영했다.

때문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정부의 이번 유류세 인하폭 축소가 소비자의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를 주유소 재고 소진과 관련지어 설명한다. 해외에선 ‘로켓과 깃털 효과(The Rocket and Feather Effect)’라고 불리는 현상으로 기름값이 오를 때는 로켓처럼 순식간이지만, 내릴 때는 깃털처럼 천천히 하락한다는 것이다.

각 주유소 내부 저장 탱크에는 가격 변동 이전에 사온 유류가 보관돼있는데, 주유소는 이 재고가 소진돼야 새 유류를 들여와 변동된 가격으로 팔 수 있다. 유류 재고 소진까지 평균 10일가량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 하강기에 소비자는 유류 구매를 최대한 미루려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싼값에 기름을 구매할 수 있어서다. 이런 영향으로 유류 재고 소진은 기존보다 더뎌지고 가격 하락폭 적용도 보다 늦게 반영된다.

반대로 가격 상승기에 소비자들은 최대한 빨리 기름을 구매하려고 한다. 가능한 한 빨리 기름을 사는 게 가장 싸기 때문이다. 유류세 인하 축소 조치가 시행되기 전날인 지난 6일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주유소마다 줄을 길게 선 차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 경우 재고가 금방 소진돼 가격 인상이 반영된 유류의 판매 시기도 빨라지게 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너무 차이나면 다른 주유소와의 경쟁에서 도태되기에 그리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주유소 재고 소진과 관련한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가격 상승·하락에 주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기름값은 한동안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 축소뿐만 아니라 환율과 국제 유가도 오르고 있어서다. 게다가 새로 적용된 인하폭 또한 8월말까지 적용된다. 오는 9월 1일부터는 원래 세율로 복원된다. 기재부는 세율 원상복귀 시 휘발유 값은 123원, 경유는 87원씩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몇 주 동안 국제 유가는 오르는 추세였다”며 “국내 가격도 이에 연동하기에 다음 주까진 계속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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