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명품브랜드 ‘큰손’ 한국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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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은 명품브랜드 ‘큰손’ 한국에 러브콜
  • 최정
  • 승인 2019.05.0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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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 수요 많고 SNS 사용 활발
루이비통 서울서 세계 첫 트위스트백 팝업스토어 개장
외국 컬렉션서 먼저 선보이던 신상품 한국서 런칭하기도
루이비통 전 세계 최초 트위스트 백 팝업스토어 파사드 

최근 루이비통(LOUIS VUITTON)이 세계 최초로 서울에서 신상 '트위스트 백'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루이비통이 정식 매장이나 백화점 밖으로 나와 장사를 한 것은 브랜드 역사상 처음이었다. 핸드백 팝업스토어도 이번이 최초다.

이처럼 콧대 높기로 유명한 브랜드가 '세계 최초'나 '아시아 최초 팝업스토어'를 한국에서 시작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고가 명품 브랜드들 사이에서 한국이 팝업스토어 '성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 소비자들이 트렌드에 초민감한 데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명품 구매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의 명품 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방의 경우 명품 종주국격인 프랑스를 앞질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을 정도다. 8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의 명품 가방 시장 규모는 3조2325억원으로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4위를 기록했다. 미국·중국·일본에 이어서다.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사드 사태 이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방문객이 줄었다고 하지만, 한국 소비자의 수요가 탄탄해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 같은 명품시장 고성장은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리는 젊은층이 이끌고 있다. '사모님' 이미지로 대표되는 중년 이상이 명품 시장의 주 소비자층이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런 한국 소비자의 '명품 사랑'이 명품 브랜드들을 한국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2017년 국가별 명품시장 규모. 뉴스1

루이비통이 서울에서 처음 선보인 트위스트백은 잠금장치를 'V' 형태로 회전하는 이중 장식으로 해 잠그면 'LV' 로고를 완성하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트위스트 백 팝업스토어가 유독 이목을 끈 이유는 루이비통의 핸드백 팝업스토어로 최초, 루이비통 매장 이외 장소에서 한 팝업스토어로도 최초이기 때문이다. 이전에 루이비통이 단일 제품으로 팝업스토어를 연 사례는 2017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아치라이트 스니커즈 팝업스토어가 유일했다.

트위스트 백 팝업스토어는 이태원에 있는 현대카드의 '바이닐앤플라스틱'에서 열렸다. 이곳은 이른바 '핫플'(hot place)라고 불리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턴테이블에서 레코드판이 돌아가듯 트위스트 백을 회전형으로 전시했다. 트위스트 백 디자인도 이전 모델들보다 더 젊어졌다. 단순한 소비 이상으로 경험과 가치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 컬렉션에서 가장 먼저 신상품을 선보이는 관행을 깨고 한국에서 런칭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8일에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전 세계 최초로 로마 아모르 컬렉션을 런칭한다. 펜디(FENDI)는 새 컬렉션인 '로마 아모르'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인다. 형광색 컬러감과 스트리트 룩 느낌을 가미해 고상하고 클래식한 기존 펜디 이미지와는 다른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역시 한국 명품 시장을 이끄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사례다.

루이비통은 지난해에 국내 최초 여성 컬렉션 팝업스토어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열었었다. 샤넬 역시 지난해에 서울 청담동에서 세계 최초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고야드, 발렌티노 등 여러 명품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3국의 명품 사랑은 유난하다. 이 중에서도 한국 시장이 유행과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고, 소셜네트워크(SNS) 이용이 발달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인기를 끈다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전체에서 인기몰이를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 뿐만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일본 관광객까지 잡으려는 전략으로 명품 브랜드들 사이에서 한국은 아시아 시장을 가늠하는 안테나 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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