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편 못보는 5G요금 실효성 논란
상태바
영화 한편 못보는 5G요금 실효성 논란
  • 최정
  • 승인 2019.03.25 0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SK ‘7만원대 150GB’ 요금제 신청 반려
‘5만원대 10GB’ 중저가요금제 추가신청할듯
4K영상 1시간 시청에 12GB…5G 활용 역부족
SK텔레콤이 본격적인 5G 시대를 앞두고 지난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AR(증강현실)로 형상화한 대형 비룡을 SK행복드림구장 전광판에 띄우는 이벤트를 열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이번주 5세대(5G) 요금제 인가신청이 예정된 가운데 정부가 요구하는 4만~5만원대 5G 중가요금제가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G 중가요금제가 없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한차례 반려당한 SK텔레콤은 이번주초에 5만원대가 포함된 5G 요금제를 인가신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5만원대 5G 요금제가 제공하는 한달 데이터량이 10기가바이트(GB) 이내여서 고화질 고용량 5G 콘텐츠를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통신요금은 △월정액 6만원 이상이면 '고가' △4만~5만원대이면 '중가' △그 이하를 '저가'로 분류한다. 현재 이통3사의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는 월정액 3만3000원에 1GB~1.2GB를 제공하는 저가요금제, 월정액 4만9000원(SK텔레콤 5만원)에 3GB~4GB를 제공하는 중가요금제, 월정액 6만9000원 이상에서 100GB~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고가요금제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5G 서비스에서 월정액 7만5000원에 15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고가요금제를 정부에 인가신청했다. LTE 요금제인 'T플랜 패밀리'와 비교하면 데이터 제공량이 똑같지만 가격은 4000원 더 저렴하다.

이 SK텔레콤 5G요금제에 대해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는 "대용량 고가구간으로만 구성돼 있어 대다수 중·소량 이용자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권고했고, 정부는 위원회의 의견을 받아 인가신청을 반려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월정액 5만원대 5G요금제를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는 SK텔레콤 5G 중가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10GB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LTE 요금제의 'T플랜 미디엄'이 월정액 5만원에 4GB의 데이터를 제공하므로 이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면 4G 중가요금제가 붕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5G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량이 한달 이 수준이면 5G 서비스를 제대로 즐기기엔 한계라는 지적이다. 이를테면 초고화질 4K 영상을 1시간 시청하는데 소모되는 데이터량은 12GB다. 8K 영상은 약 22GB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더구나 현재 5G는 서비스 초기단계여서 통화연결 사각지대가 많다.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광역시에서만 5G 서비스가 연결된다. 전국망으로 확대하려면 최소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통신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돼야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대중화를 꾀할 수 있는데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해 이번에는 SK텔레콤의 5G요금제를 인가해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미국 버라이즌이 오는 4월11일 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선언했기 때문에 그 이전에 우리나라가 상용화 첫 단추를 끼워야 하므로 다급해진 상황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요금을 인상할 경우 이윤이 요금 인상 전보다 오히려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지난 2014년 발표된 적 있다"며 "유효경쟁 구축이라는 요금인가제 도입목표가 달성됐음에도 규제를 지속하는 것은 오히려 이용자 편익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