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률의 다른생각] 대전시와 충남도, 홍보비 집행기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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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률의 다른생각] 대전시와 충남도, 홍보비 집행기준 무엇인가
  • 김성서
  • 승인 2018.06.2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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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의 목적과 효과 따져봐야 할 필요 있어

[편집자주]고광률은 소설가이자 문학박사이다. 1990년 엔솔로지(아버지의 나라』 실천문학)에 통증으로 등단 이후장편소설 오래된 뿔(은행나무등을 발표하였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서울에서 잡지사 정치 관련 기자와 출판사 편집자를 지냈고대중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문예창작 및 미디어 관련 출강을 하고 있다.

홍보비 몰아주기

대전광역시와 충남도가 언론 광고비 명목으로 52억여 원을 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시가 26억 7360만원, 충남도가 27억 90만원이다.

대전시는 이 돈을 121개 언론사에, 충남도는 187개 언론사에 각각 지출했다. 그러나 이들 언론사들이 각각의 위상에 따라 형평성 있게 광고를 수주 받은 것 같지는 않다. 네댓 곳의 언론사에 17억 4420만원이 몰린 때문이다. 평균액은 대전시의 경우 2300만원이고, 충남도의 경우 13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대전일보가 4억 8320만원이고, 충청투데이가 4억 6710만원을 차지하고 있다. 두 언론사의 입장에서 보면 대전시와 충남도를 상대로 상당한 광고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말이 된다. 대전일보와 충청투데이의 전체 광고 수익 구조가 궁금한 이유이다. 

홍보 효과 판단 기준은

지자체의 언론홍보비가 소셜미디어의 대중성과 영향력을 제쳐두고 매스미디어에만, 그것도 신문과 지상파방송 쪽으로 치우친 것도 문제이고, 특정 몇몇 언론사에 ‘수혜’가 집중됐다는 점은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지차체이니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광고가 필요했을 것이고, 또한 지역 매체 중 가장 인지도와 파급력이 높은 언론매체에 홍보비가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지 이런 시각만으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과연 지역민이 지역신문을 중앙지보다 많이 본다고 할 수 있는가. 또 홍보의 영향력과 파급력으로 볼 때, 매스미디어가 소셜미디어를 앞서 간다고 볼 수 없다. 홍보에 있어 매스미디어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함에 안배와 균형이 필요한 이유다. 신문과 방송이 포털사이트와 연동 되어져 있다고는 하지만, 소셜미디어 자체의 콘텐츠와는 활용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홍보의 접근성으로 볼 때도 신문과 방송은 소셜미디어에 비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없다. 개인용 컴퓨터나 태블릿피시 또는 스마트폰의 매체 접근성이 페이퍼 신문이나 텔레비전 매체에 비해 뛰어남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노출도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다. 

언론 홍보비 언론 관리비

그렇다면 지자체는 이런 개별 매체들의 특성과 강점을 알지 못해 지역의 특정 매체에 ‘절대적’ 홍보를 기대한 것일까. 아니면 단지 지역 매체라는 이유만으로 ‘전략적·온정적 배려’를 해 준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홍보를 하는 주체가 매체의 위상과 홍보의 효과를 고려 또는 점검하지 않았다면 이를 누가 믿겠는가.

결국 이런 점들을 짚어볼 때 언론의 보도권을 염두에 둔 지자체의 홍보 전략이 아닌가 하고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른바 말 많은 ‘트램 사업’(대전시)이나 체육행사(충남도) 등을 알리는 정책 및 행사 홍보비로 큰 비중의 언론홍보비가 지출되었음을 볼 때, 시민의 혈세로 언론의 비위를 맞추고, 언론을 관리하고, 언론을 길들이려 했다는 의심과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지자체의 홍보비가 대(對)언론 ‘보험료’나, 특정 언론사의 ‘수익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향후 대전시와 충남도는 언론홍보비의 집행과 관련하여 깊이 들여다보고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201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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