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술 안마셔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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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 술 안마셔도 생긴다
  • 최정
  • 승인 2019.03.03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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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인 60~70%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추정
문제 생겨도 증상 없는 간…군것질 줄이고 운동해야
간 건강 위해 술‧담배‧약 남용 피하고 예방접종도 필수
정상간에 지방이 5%이상 쌓이는 지방간은 보통 술을 많이 마셔 생기지만, 술을 마시지 않아도 과도한 군것질 등으로 인해 중성지방이 쌓이고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간에 지방이 쌓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생긴다. 뉴스1

'지방간'은 정상 간에 지방이 5% 이상 쌓이는 경우를 말한다. 보통 술을 많이 마셔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이 있지만, 주로 음식 때문에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환자들이 많은 현시대에 더욱 부각되고 있다.

3일 김강모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과도한 음식 섭취와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간에 중성지방이 쌓이면서 생긴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단순히 지방만 끼어있는 채로 더 이상 질병이 커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방치하면 환자 10~20%가 지방간염으로 이어지고, 그중 5~10%가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이 생긴다. 간경변증 환자의 25%는 10년 안에 간암에 걸린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일반인의 약 30~40%, 비만인의 60~70%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한간학회는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를 전체인구의 33% 정도로 추정한다.

문제는 지방간이 대부분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증상이 있더라도 오른쪽 가슴 밑 부위에서 답답한 느낌이 들고 조금 불쾌한 정도다. 김강모 교수는 "보통 건강검진을 받은 뒤 간수치나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지방간으로 판정받아 병원을 방문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치료를 위해선 음식을 덜먹고 열심히 운동해 체중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빨리 걷기나 자전거 타기, 수영, 등산, 조깅 등을 규칙적으로 하고 식사량을 평소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게 좋다. 당연히 당분이 많은 음료나 군것질, 간식을 피해야 한다.

김승업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아직 지방간을 치료하는 약물은 없다"며 "국내외 제약사들이 현재 신약물질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어서 몇 년 안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지방간은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큰 호전을 보인다"며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표준체형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 건강을 위한 생활수칙. 뉴스1

간건강을 위해서는 물론 술도 멀리해야 한다. 평소 절제된 식습관을 지키되 영양분이 풍부한 식사를 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이 제시한 '간건강 생활수칙'은 불필요한 약 복용을 줄이는 것이다. 과도한 약 복용은 간에 해로울 수 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일부 약은 간독성을 일으킨다. 이를테면 해열진통제로 사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은 많은 용량을 복용하면 치명적인 간독성을 초래한다.

과도하게 술을 마시거나 주량을 과시하기 위해 일명 해장술을 마시는 것도 간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집 밖에서 마시는 물과 음식은 위생적인지 확인한다. 음식이나 식수가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어서다. 영양분이 한 가지로 치우치지 않도록 골고루 균형 잡힌 음식을 먹는다. 특히 채소와 곡물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다.

너무 달거나 지방이 많은 후식과 간식을 멀리해야 체중을 조절한다. 다만 일주일에 1㎏ 이상 체중을 무리하게 줄이면 지방간염이나 간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적당한 운동은 건강한 간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김병호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들은 무조건 술부터 끊어야 한다"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환자들은 칼로리 섭취 제한, 지속적인 운동, 체중 감량 등 지속적으로 의사로부터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방접종도 필수다. 건강한 사람은 A형간염과 B형간염 예방접종을 받으면 되고, 이미 간경변증에 걸린 환자들은 폐렴과 독감, 파상풍 예방접종을 한다. 흡연은 만성폐질환, 폐암, 설암, 인후부암, 방광암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만성간질환 환자에게 금연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생활수칙이다.

비만은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암을 일으키는 위험요소다. 정숙향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미 지방간이 생겼다면 전체 체중의 7%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1주일에 3시간 이상 운동하고 식이조절을 해야 한다"며 "평소 물을 많이 마시고 싱겁게 먹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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