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유치원 오명 쓰고 사지로 몰려” 정부 규탄
“30년간 아이들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왔다. 하지만 지금은 교육청의 단순지적 사항으로 비리 유치원이 됐다. 더 이상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볼 자신이 없다. 그만 하려 한다.”
30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이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한 사립유치원 공공성강화 대토론회에 참석한 한 원장의 말이다. 이날 토론회는 오전 11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예상 참석인원 3000여명 보다 2000여명이 많은 5000여명이 몰리면서 20분가량 지연됐다.
토론회는 기자 등 외부 관계자 출입을 금지한 가운데 진행됐다. 강연이 시작되자 검은색 복장의 원장들은 이학춘 동아대 교수와 김정호 전 연세대 특임교수의 강의를 경청했다.
원장들은 또 이번 기회에 자신들에게 맞는 재무회계 규칙을 만들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폐원을 외치는 구호에 맞춰 5000여명의 참석자들이 기립 박수를 치며 동참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한 원장은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정부도 국회의원도, 국민도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며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 것은 오직 내 자신뿐이다. 전국의 원장들이 하나가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피력했다.
한유총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으려 했으나, 오히려 사실을 왜곡하고 사립유치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학부모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야 할 언론이 정부 입장만을 대변해주는 현실에 화가 날 뿐이다. 우리가 살길은 전국의 모든 원장님들이 하나가 되어 한 목소리를 내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오전 11시 20분 시작한 토론회는 오후 4시가 지나 끝났다.
앞서 정부와 여당, 각 시도교육청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이 지난 11일 국정감사에서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이후 한유총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법적 대응 등 대책 마련에 나서자 폐원 등 집단행동에 나서는 유치원에 대해서는 특정 감사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