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카페’ 유행에 혼수 트렌드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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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카페’ 유행에 혼수 트렌드도 변화
  • 최정
  • 승인 2018.09.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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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용 이상 대형식탁 구매 늘고 붙박이장 줄어
가전은 무선청소기‧공기청정기‧건조기 등 강세
일룸 엘바시리즈. 일룸 제공

혼수 품목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주거 형태가 아파트로 바뀌면서 몇해 전까지 필수 혼수품이던 10자 반 붙박이장, 퀸사이즈 침대, TV, 냉장고, 세탁기 등이 점차 다른 품목에 자리를 내줬다. 붙박이장이나 장롱 구매가 현격이 줄고 미세먼지 여파로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판매 등이 급증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홈카페 유행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몇년 전까지 신혼 부부 침실 한쪽 벽면을 차지하던 10.5자 장롱(붙박이장)은 사라지는 추세다. 최근 한샘 신혼부부 구매 패턴을 분석한 결과, 침실에 침대와 옷장을 함께 설치하는 비중은 지난 2015년 75%에서 올해 30%까지 낮아졌다.

이는 신혼부부들이 많이 거주하는 24평형(59㎥) 아파트의 구조가 방 2개에서 방 3개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침실을 오롯이 '휴식'의 공간으로 두는 대신 새로 생긴 방을 '드레스룸'으로 꾸미는 경향이 강해졌다.

2명 가량의 소규모 가정인 데도 6인용 이상 대형 식탁을 구매하는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혼수용 식탁 판매 비중은 4인용이 65%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2인용 식탁, 아일랜드 식탁 등 순으로 조사됐다. 6인용 이상 대형 식탁은 13%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엔 6인용 이상 대형 식탁 판매 비중이 22%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식탁의 위치도 주방을 벗어나 거실로 진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거실을 카페처럼 꾸미고 식사를 하는 홈카페가 유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손님 접대나 재택 근무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바느질·그림그리기 등 취미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싶은 이들도 대형 식탁을 주로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 드레스룸. 한샘 제공

혼수 가전도 변화를 맞고 있다. 현대백화점 클럽웨딩 고객들의 가전 구매 건수를 분석해 보면 2016년과 2018년 혼수가전의 세대교체가 확연하다. 텔레비전과 냉장고가 여전히 1,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7위권 내에 없었던 건조기와 공기청정기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부동의 3위였던 세탁기는 4위로 밀려났다. 2016년 6위에 올랐던 유선청소기 대신 무선청소기가 5위를 차지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건조기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지난 2년간 건조기 판매량은 예년보다 171.1% 증가했다. 공기청정기도 152.5% 늘었다. 미세먼지 여파와 함께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생겨난 신(新)풍속도 중 하나다. 7위권에 들지 않았지만 최근 업계가 속속 제품을 내놓고 있는 의류관리기도 신혼 부부들의 '머스트 헤브'(must-have) 아이템으로 꼽힌다. 맞벌이 부부들이 정장이나 양복을 주로 입기 때문이다. 일부 가구업체는 옷장과 의류관리기를 함께 판매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프 트렌드가 바뀌면서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혼수 용품도 달라지고 있다"며 "업계가 이 같은 사회 변화와 고객 니즈를 면밀히 분석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제품 개발에 나서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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