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영조때 궁중화가였던 김두량(金斗樑)이 그린 그림(1743년 作) 속의 얼룩삽살개가 300여 년만에 생명공학의 힘으로 복제돼 24일 일반에 공개된다.
대전 오월드는 순수 토종견인 얼룩삽살개를 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김민규 교수에게 기증받아 이날부터 관람객에게 공개한다.
김 교수팀이 복제에 성공한 얼룩 단모(短毛:털이 짧음)견은 대단히 귀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삽살개가 장모(長毛:털이 김)견인데 비해 단모견은 전체의 약 3%에 불과하고 이중에서도 김두량의 그림에 등장하는 단모 얼룩 삽살개는 통계를 내기 어려울 만큼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삽살개재단은 10여 년 전 수컷 얼룩 삽살개가 태어나자 번식을 시도했지만 무정자증으로 증식이 불가능했다. 김민규 교수팀은 삽살개재단으로부터 이 삽살개의 체세포를 받아 난자를 제공한 개의 난자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난자와 수컷의 세포를 융합시킨 뒤 대리모 개에 이식, 임신 과정을 거쳐 복제에 성공했다.
공개된 얼룩삽살개는 지난 2월에 태어난 수컷 2마리로 그동안 연구팀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하다 4개월을 넘기며 환경 적응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돼 오월드에 기증됐다.
김 교수팀은 암컷 얼룩삽살개 복제에 나서 앞으로는 자연스럽게 번식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오월드측은 300년 만에 복제에 성공한 얼룩삽살개를 어린이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어린이동물원에 전시하기로 하고 삽살개의 습성에 맞는 사육 환경을 조성하고 전담 사육사를 배치하는 등 귀한 손님맞이 채비를 갖추고 있다.
얼룩삽살개 복제에 성공한 충남대 김민규 교수팀은 지난 2005년 세계 최초의 복제견인 ‘스피너’ 복제에 성공하고, 그동안 마약탐지견, 맹인안내견 등 사회 공익적인 동물의 복제는 물론 대기업회장의 애견 복제 등으로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구축해 왔다.
오월드 관계자는 “300년 만에 다시 태어난 진귀한 동물을 전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알다브라육지거북, 한국늑대 등 세계적 희귀종을 보유한 생태동물원으로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두량의 그림에는 영조 임금이 친필로‘柴門夜直 是爾之任 如何途上 晝亦若此’(밤중에 사립문을 지킴이 임무인데 어찌하여 길위에서 대낮부터 이렇게 짖고 있으냐)라는 화제(畫題)를 쓴 것으로 전해질 정도로 삽살개는 조선시대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다. 액운을 막고 복을 부르는 상징으로 여겨지며 1992년 천연기념물 368호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뉴스1/젠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