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매출 대비 R&D 주요 국가 중 가장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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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 매출 대비 R&D 주요 국가 중 가장 낮아”
  • 김성서
  • 승인 2019.05.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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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반도체협회 “한국 R&D 비중 7.3% …3년 연속 감소”
“韓 반도체 메모리 중심…연구개발보다 설비투자 많아”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주요 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의 모습.뉴스1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다른 주요 국가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국가 기준으로는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유럽, 대만, 일본, 중국보다도 낮았다. 이는 메모리 중심인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특성상 R&D보다 설비투자에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최근 ‘2019년 반도체 시장 팩트북(2019 SIA Factbook)’을 통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을 7.3%로 집계했다.

SIA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3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액 기준 R&D 지출 비중은 2016년 8.2%에서 2017년 0.2%p(포인트) 떨어진8.0%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7.3%를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 산업 비중이 높은 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8.4%로 우리나라보다 1.1%p 높았다.

지난해 R&D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매출의 17.4%를 재투자하고 있는 미국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18.7%보다는 1.3%p 떨어진 수치다. 이어서 유럽(13.9%), 대만 (9.9%), 일본(8.8%) 순으로 나타났다.

2018년 국가별 반도체 매출액 대비 R&D(연구개발) 지출 비중.미국반도체산업협회 '2019 반도체시장 팩드북' 캡처

이는 국가별 반도체 업체들이 중점을 두고 있는 시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설계 중심의 ‘팹리스(Fabless)’ 업체들이 강세를 보인다. 설계부터 생산까지 아우르는 종합반도체업체(IDM) 인텔도 해마다 반도체 R&D에 10조원 이상 투입한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7년 인텔의 R&D 지출은 131억달러로 매출 대비 비중은 21.2%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소품종 대량생산’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메모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거대한 반도체 생산시설(FAB)을 갖추는 게 경쟁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팹리스의 경우 우수한 인력의 R&D 능력이 핵심으로 꼽힌다”면서 “메모리는 수십조원 단위의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실제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17년 반도체 부문 R&D 투자액은 34억1500만달러(약 4조580억원)로 세계 4위를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5.2%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2017년 반도체 사업에서 라인 신설과 보완 등에 지출한 설비투자 총액은 27조3456억원이다. 단순 금액만 비교하더라도 반도체 설비투자 지출이 R&D의 6배 이상인 셈이다.

세계 2위 메모리 제조사인 SK하이닉스도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SK하이닉스의 2018년 R&D 지출액은 2조8950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비중은 7.2%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2018년에 반도체 장비 구입과 생산라인 등에 투자한 금액은 17조원으로 R&D 지출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R&D 투자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엔 정부와 기업들이 메모리 중심에서 탈피하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를 육성하기로 한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1위를 달성하기 위해 R&D와 생산설비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도 팹리스 시장점유율 10%를 달성,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 육성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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