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맞아 유관순·홍범식이 ‘만세’ 외치던 그 곳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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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맞아 유관순·홍범식이 ‘만세’ 외치던 그 곳 가볼까
  • 김성서
  • 승인 2019.03.0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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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7개 독립운동 근거지 추천
조선의용대 창립 기념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1일 3·1 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을 맞았다. 매년 3·1절엔 나들이 계획을 세우기 바빴다면, 올해만큼은 역사 속 뜨거운 함성과 눈물을 기억하는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와 활약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들을 3월 가볼 만 한 곳으로 선정했다. 서울을 비롯해 충청북도 괴산군, 충청남도 천안시, 전라남도 완도군, 경상북도 안동시, 경상남도 밀양시 등 7개 지역에 걸친 독립운동 근거지들이다.

행촌동 딜쿠샤 가옥.한국관광공사 제공

◇낯익은 길목에 담긴 근대사의 함성과 눈물…서울 도심 투어

서울역사박물관, 경희궁, 경교장, 정동길, 서대문독립공원 등은 3·1운동 전후의 시대적 사연이 길목마다 깃든 곳이다.

서울역사박물관에는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등 시대별로 서울의 변화상이 전시된다. 3·1운동 관련 특별전 '딜쿠샤와 호박 목걸이' '서울과 평양의 3·1운동'도 열린다. 박물관 옆 경희궁은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아픈 역사가 서린 궁궐이다.

경희궁을 나서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 김구 선생이 집무실과 숙소로 사용한 경교장, 도심 재생에 예술을 덧씌운 돈의문박물관마을로 이어져 시간 여행을 부추긴다. 정동길에는 근대사의 애환이 담긴 유적이 모여 있다.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걸어간 ‘고종의 길’, 을사늑약이 체결된 중명전이 가슴 시리다.

근대사 도심 여행은 서대문독립공원으로 이동하며 무르익는다. 공원 내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는 3·1운동 때 열사들이 갇힌 옥사와 저항의 현장이 고스란히 남았다. 독립선언서를 전 세계에 타전한 앨버트 테일러가 살던 행촌동 딜쿠샤, 일제강점기 천재 시인 이상의집 등을 걸어서 둘러보면 좋다.

망우리 공원에 있는 유관순 열사 합장 분묘 묘역.한국관광공사 제공

◇독립 열사들 이곳에 잠들다…서울 망우리공원

망우리공원은 뜨거운 역사를 품은 야외 박물관이다. 만해 한용운, 위창 오세창, 호암 문일평, 소파 방정환 등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들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연보비를 읽다 보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화가 이중섭과 시인 박인환 등 근현대사에 한 획을 그은 예술가의 묘지도 있다. 망우리공원은 숲이 우거져 고즈넉하게 산책하기 좋다. 5.2km에 달하는 ‘사색의 길’도 조성됐다.

망우리공원에서 역사 인물을 만났다면, 동구릉에서 조선의 왕을 알현할 차례다. 동구릉은 조선왕조의 숨결이 느껴지는 세계유산으로, 왕릉 9기가 있다. 봉화산 정상에 있는 아차산봉수대터도 역사적인 장소다. 아차산봉수대는 양주 한이산에서 남산으로 전달한 봉수대다.

괴산시장 입구에 자리한 만세운동 유적비.한국관광공사 제공

◇2대에 걸친 독립운동의 근거지…괴산 홍범식 고가

1910년 한일병합조약으로 대한제국이 국권을 빼앗기자, 아버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결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죽을지언정 친일하지 말고 먼 훗날에라도 나를 욕되게 하지 마라”는 유서를 남겼다.

아버지는 독립운동가 일완 홍범식이고, 아들은 소설가 벽초 홍명희다. 아버지의 유훈을 받은 홍명희는 고향 괴산에서 3·1운동을 주도하고, 독립운동에 투신해 끝내 변절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나는 홍범식의 아들이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3월에 괴산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홍범식과 홍명희가 태어난 홍범식 고가에 가보자. 충렬탑과 충혼탑이 자리한 괴산보훈공원, 홍명희가 자주 찾았다는 고산정과 제월대 등을 돌아보며 대를 이어 독립운동에 투신한 부자(父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도 좋다.

유관순 열사 생가.한국관광공사 제공

◇유관순 열사의 흔적을 만나다…천안 유관순 생가

천안엔 독립운동의 함성과 결의, 일제강점기의 고통을 되새겨볼 만한 곳이 여럿 있다. 먼저 외침을 극복하고 독립을 지켜온 우리 민족의 국난 극복사를 살펴볼 수 있는 독립기념관으로 가보자. 높이 51m에 이르는 ‘겨레의 탑’, 동양 최대 기와집인 ‘겨레의 집’ 등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우리 역사와 일제의 침략, 독립운동을 시기별로 전시한 7개 전시관은 다양한 문헌 자료와 체험 시설로 방문객을 맞는다. 이를 따라가다 보면 독립운동의 의미와 민족의 소중함이 느껴진다.

병천은 독립 만세 운동이 전국으로 번지는 도화선이 된 ‘아우내장터 만세 운동’을 더듬어보는 공간이다. 1902년 병천면 용두리에서 태어난 유관순 열사는 아우내장터 만세 운동을 주도하다가 체포되어 옥사했다.

당시 전소된 가옥과 헛간을 복원한 유관순 열사 생가가 있다. 가까운 곳에 자리한 유관순 열사 유적에는 그의 영정이 모셔진 추모각과 동상, 기념관 등이 열사의 숭고한 뜻을 기린다.

소안항일운동기념관 독립운동가 부조물.한국관광공사 제공

◇독립 유공자만 20명…전남 완도 소안도

소안도는 함경도 북청, 부산 동래와 함께 항일운동의 3대 성지로 불릴 만큼 치열한 저항 정신을 보여준 곳이다.

당사도 등대 습격 사건을 비롯해 13년 동안 끈질기게 법정투쟁을 벌여 승소한 ‘전면 토지소유권 반환 청구 소송’, 주민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설립한 사립소안학교와 이곳이 폐교된 후 다시 열기 위한 탄원서 제출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 유공자만 20명이다.

소안항일운동기념관에는 이런 저항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았고, 복원된 사립소안학교는 소안도의 자존심으로 우뚝 섰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실내 전시.한국관광공사 제공

◇독립운동의 ‘성지’…경북 안동

안동은 시·군 단위로 전국에서 독립 유공자(약 350명)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안동의 독립운동 역사를 만나려면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으로 가야한다. 1894년 갑오의병부터 1945년 광복까지 줄기차게 이어진 안동과 경북 독립지사의 투쟁을 문헌과 자료, 영상으로 소개한다. 특히 혁신 유림이 만주 지역에서 벌인 항일 투쟁이 눈길을 끈다.

기념관을 나서면 독립운동의 성지로 알려진 내앞마을이다. '만주벌 호랑이'로 불린 일송 김동삼 생가와 일가를 이끌고 만주로 떠나 독립운동에 매진한 김대락의 집(백하구려)이 있다.

임청각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의 생가이자, 3대에 이은 독립운동의 산실이다. 독립운동가의 집이자 500년 역사가 있는 고택에서 묵어가는 하룻밤은 그야말로 특별하다.

조선의용대 시절 김원봉의 연설 장면.한국관광공사 제공

◇약산 김원봉 등 항일 독립운동의 요람…경남 밀양

“나, 밀양 사람 김원봉이오.” 영화 ‘암살’을 통해 재조명된 의열단장 김원봉의 고향 밀양은 일제강점기 항일 독립운동의 요람이다.

지난해 김원봉 생가 터에 문을 연 의열기념관과 이 일대에 조성된 해천항일운동테마거리에서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의 활약상을 살펴볼 수 있다. 의열기념관에는 김원봉과 윤세주 등 밀양의 청년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의열단의 활동, 조선의용대와 한국광복군으로 이어지는 항일 무장투쟁의 역사가 펼쳐진다.

의열기념관 앞을 흐르는 해천 일대 산책로에는 밀양의 만세 운동과 다양한 독립운동의 모습을 벽화로 생생하게 표현했다. 치열한 독립운동의 흔적은 밀양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의열기념관과 500m 거리에 있는 밀양 관아지는 1919년 3월 13일 밀양의 만세 운동이 벌어진 현장이다.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명루로 꼽히는 밀양 영남루도 독립운동과 연결된다. 밀양아리랑대공원 안에 자리잡은 밀양독립운동기념관에서는 밀양의 독립운동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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