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해양 수산물 성장과 발달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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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해양 수산물 성장과 발달에 영향
  • 최경주 기자
  • 승인 2022.08.2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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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 PET 미세섬유 노출이 해양 수산물에 미치는 영향 확인
해양 양식업 관리 및 보호에 대한 연구 필요
PET 미세섬유 노출로 인한 지중해담치의 독성 영향 모식도
PET 미세섬유 노출로 인한 지중해담치의 독성 영향 모식도

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미세플라스틱 중 섬유 형태의 Polyethylene Telephthalate(PET)가 해양 수산물의 생식기능과 신경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PET는 흔히 알고 있는 페트병을 만드는 재질로, 페트병 이외에 화학섬유인 폴리에스테르의 원료로써 옷이나 섬유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해양환경 중 생물체에 있어 미세플라스틱은 체내 축적으로 인한 장내 염증 및 섭식작용 방해로 영양 불균형과 같은 물리적인 위험 뿐 아니라, PET에 포함된 첨가제 중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등은 대표적인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로 다양한 독성을 유발하기도 한다.

환경독성영향연구센터 연구팀은 최근 해양생태계에서 빈번하게 발견되는 섬유(fiber) 형태의 PET 플라스틱을 이용하여 100um의 크기로 미세플라스틱을 제조했다.

이어 지중해담치(Mytilus galloprovincialis)에 환경 농도인 0.0005mg/L을 비롯해 0.1, 1, 10, 100mg/L의 농도로 32일 동안 노출 시킨 뒤 나타나는 독성영향을 연구했다.

지중해담치는 홍합과의 조개류로 우리나라 전 해역에 분포하며, 여과섭식을 하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의 섭취와 농축에 적합한 생물학적 특성을 보유해 해양환경 모니터링 및 오염 지표의 생물체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 결과 지중채담치의 여성호르몬 에스트라디올(E2)과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T) 수치가 감소했으며 이는 생식소 발달단계 지연 및 생식소 지수의 감소로 이어져 지중해담치 번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PET 미세섬유의 만성노출로 지중해담치의 혈구에서 세포 면역 매개변수인 세포 사멸 및 DNA 손상이 관찰됐으며, 지중해담치의 소화기관과 아가미 조직에서 항산화 효소(Catalase 및 Superoxide dismutase)와 신경독성 관련 효소(Acetylcholinesterase)의 활성이 증가해 산화 스트레스, 염증 등 손상된 세포 및 조직에서 신경학적 영향이 유발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는 환경 중에 나타나는 다소 낮은 농도의 PET 미세섬유 노출에도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생식기능과 신경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번식을 방해할 수 있으며, 이러한 영향은 해양 수산물의 서식을 저해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해양생물 연구는 짧은 실험기간 동안 실험실에서 다루기 쉬운 소형 생물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실험을 위해 노출된 미세플라스틱은 실제 해양환경에서 나타나는 미세플라스틱과는 차이가 있어 위해성을 규명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해양환경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섬유형 PET 미세플라스틱을 환경 관련 농도를 적용해 사람이 즐겨 먹는 수산물 중 하나인 지중해담치에 장기간 노출함으로써, 실제 해양환경 및 생물체의 영양 단계의 전이로 인한 미세플라스틱의 잠재적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는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IT 환경독성영향센터 박준우 센터장은 “본 연구는 인간이 섭취하는 해양수산물(담치)을 대상으로 수행하여 미세플라스틱 인체 노출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며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양식을 하는 담치에 미치는 생식 및 발달영향을 평가함으로써 기타 수산물의 해양양식업 관리, 보호에도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맨체스터대학 Rachel Hurley 연구팀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인천, 경기 해안과 낙동강 하구 등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영국의 머지강 지류인 어웰강에 이어 전 세계에서 2, 3번째로 높게 나타나 국내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이미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해양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 위해성 연구’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2차 미세플라스틱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융합 솔루션 개발’ 연구 결과로, 환경과학 분야 상위 권위지인 ‘Chemosphere’에 지난달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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