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일 총여’ 연세대 총여학생회 존폐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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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일 총여’ 연세대 총여학생회 존폐 기로
  • 김성서
  • 승인 2018.12.1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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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여 포럼·집회 등 활동에 재학생 반발
재학생 10.2% 요구로 총 투표…올해 두 번째
서울권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던 연세대 총여학생회가 존폐 기로에 놓였다. 연세대 총여학생회 등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2018 총여 백래시 연말정산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서울권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총여학생회(총여) 명맥을 이어온 연세대학교 총여가 또다시 존폐 위기에 몰렸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8일 공고를 통해 “연세대학교 총여 폐지 및 총여 관련 규정파기·후속기구 신설 안에 대한 학생총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만일 총투표가 가결될 경우 1988년 출범 이후 30년간 명맥을 이어온 연세대 총여는 폐지된다.

현재 서울권 대학 중 총여가 남아있는 대학은 연세대가 유일하다. 성균관대학교는 지난 10월 15일 총여학생회 존폐를 묻는 총투표에서 찬성이 83.04%를 기록해 폐지수순을 밟았다. 동국대학교 총여도 지난달 22일 학생총투표 결과 폐지 찬성이 5343표(75.94%)를 얻으면서 끝내 폐지됐다.

이번 총투표는 비대위 회원 2만4849명 가운데 2535명(10.2%)이 ‘총여학생회 폐지 및 후속기구 신설 요구안’에 서명하면서 성사됐다. 연세대 총학생회칙 제19조 1항에 따르면 회원 10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학생총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연세대 학생들이 총여 폐지를 두고 투표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총여 재개편 학생총투표’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총여 재개편 요구는 총여가 페미니스트 강사인 은하선씨의 교내 강연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일부 학생들은 “은씨가 십자가 모양의 자위기구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바 있다”면서 “연세대가 기독교 학교인 점을 감안할 때 은씨의 강연은 부적절하다”면서 강연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나 총여는 은씨의 초청강연을 강행해 학내 반발을 샀다. 이후 학생들은 총투표를 실시, 총여를 존속시키면서 내부 운영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의 학생총투표 실시 공고.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페이스북

그러나 이번 총투표의 안건은 총여의 완전한 폐지다. 비대위는 이번 총투표 세부 안건으로 △모든 회칙에서의 총여학생회 삭제 △성폭력담당위원회 신설 등을 제시했다.

이번 총투표 요구는 내부 운영방식 변경 등 재개편 논의 없이 지난 10월 제30대 총여가 당선 후 출범되면서 불거졌다. 여기에 연세대 총여가 지난 8일과 9일 잇달아 개최한 포럼과 집회가 학내 반발을 샀다.

당시 연세대 총여는 동국대 총여학생회, 성균관대 총여 재건 단체 ‘성균관 성평등 어디로 가나’ 등과 ‘그 민주주의는 틀렸다 포럼’, ‘2018 총여 백래시 연말정산 집회’를 열고 총여 유지를 주장했다.

이들은 최근 서울 대학가를 중심으로 가속화하는 ‘총여 폐지 흐름’을 ‘백래시(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한 반발 심리)’로 규정했다. 동시에 “대학 내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기구(총여)는 민주주의 자체로 표방되는 다수에 의해 존폐가 결정됐고, 민주주의의 승리로 인식됐다”며 “그래도 총여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연세대 신촌캠퍼스에는 총여의 폐지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고 ‘총여학생회폐지위원회’가 출범해 학생총투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논란이 계속됐다. 특히 ‘반민주 총여학생회의 그 민주주의는 틀렸다 포럼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쓴 연세대 재학생 연모씨는 “사상 최초의 학생총투표로 내려진 재개편의 엄중한 경고에도 연세대 총여는 최근 총투표로 폐지된 타 대학의 총여까지 불러 모아 학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민주포럼을 개최했다”며 “이렇게 민주주의 무너지는가”라며 총여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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