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심혈관질환 치료 효과 플라크 제거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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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심혈관질환 치료 효과 플라크 제거기술 개발
  • 김찬혁 기자
  • 승인 2020.05.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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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막는 지방질 ‘플라크’…심근경색·뇌졸중 등 유발
당 화합물 ‘사이클로덱스트린’ 통해 효과적 제거 성공
사이클로덱스트린 폴리머 나노입자의 장점 및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모식도.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나노 기술을 이용해 만성 혈관염증 질환인 죽상 동맥경화증을 기존 치료법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해 전 세계 사망원인 1위로 꼽히는 심혈관질환을 정복하는데 한 걸음 더 성큼 다가섰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27일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연구팀이 나노 기술을 이용해 죽상 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치료를 위한 체내 약물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죽상 동맥경화증이란 오래된 수도관이 녹슬고 각종 이물질이 가라앉아 들러붙으면 좁아지듯이,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질로 이뤄진 퇴적물인 `플라크(plaque)'가 쌓여 혈류 장애를 일으키는 만성 혈관염증 질환이다. 플라크가 혈관을 막게 되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각한 병을 유발한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의 경우 대표적 고지혈증 약물인 ‘스타틴(statin)’을 경구투여한다. 이 방법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춰 콜레스테롤이 플라크에 쌓이는 것을 억제하기엔 효과적이나 이미 형성된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평생 스타틴을 복용해야 하며 플라크라는 잠재적인 위험요소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이에 박 교수 연구팀은 콜레스테롤과 결합하면 이를 녹일 수 있어 제거하기가 쉽다고 알려진 일종의 당 화합물인 ‘사이클로덱스트린(cyclodextrin)’을 연구에 사용했다.

연구팀은 사이클로덱스트린을 약 10 nm(나노미터) 크기의 폴리머(중합체) 나노입자 형태로 제조, 정맥 주입을 하면 기존 사이클로덱스트린보다 약 14배 효과적으로 플라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또 사이클로덱스트린이 귀 내이의 유모세포(hair cell)를 손상시켜 청력손실을 일으킨다고 알려졌으나 이를 폴리머 나노입자 형태로 제조하면 체내분포양상을 변화시켜 귀 내이에 잘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청력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와 함께 사이클로덱스트린과 스타틴을 자기조립(self-assembly)을 통해 약 100nm(나노미터) 크기의 나노입자 형태로 제조, 정맥 주입하자 사이클로덱스트린은 플라크 내에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스타틴은 혈관을 좁게 만들었던 주요 원인인 염증성 대식거품세포(macrophage foam cell)를 줄이는 현상을 찾아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사이클로덱스트린과 스타틴의 동시 전달이 각각의 약물을 따로 전달했을 때보다 월등하게 효과적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가질 수 있는 약물들을 이용한 복합치료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사이클로덱스트린-스타틴 나노입자의 시너지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모식도. KAIST 제공
사이클로덱스트린-스타틴 나노입자의 시너지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모식도. KAIST 제공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졸업생 김희곤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제어 방출 저널(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3월 10일자와 ‘ACS 나노(ACS Nano)’ 4월 28일자 온라인판에 각각 게재됐다. 

박지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계기로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ˮ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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