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光 송·수신 엔진 세계 최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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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光 송·수신 엔진 세계 최초 개발
  • 김찬혁 기자
  • 승인 2020.03.2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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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전송속도 4배·데이터 처리 용량 8배 증가
“국내 광부품 산업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
한영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이 400G 광학송수신엔진에 사용된 반도체 광원 칩 살펴보고 있는 모습. 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초대형 데이터센터, 이동통신 기지국 등에 쓰일 수 있는 400Gbps 신호 전송용 광 송·수신 엔진을 개발했다. 이는 고화질(720p) 유튜브 영상을 유튜브 권장 데이터처리 최고 속도인 4Mbps 기준으로 최대 10만 명이 동시에 스트리밍 할 수 있는 수준이다. 

25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대면적 데이터센터용 400G 광 송·수신 엔진 및 광소자’ 기술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광 송·수신 엔진과 엔진 내 들어가는 광소자를 설계부터 제작 단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했다.

데이터센터는 방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시설로 ‘컴퓨터 서버들의 호텔’로 불린다. 제4차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관련 서비스의 증가로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 데이터 전송 속도와 처리 용량이 보다 큰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기술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다. 

기존 데이터센터에는 주로 100Gbps용 광트랜시버(전기신호를 광신호로 변환하여 송·수신하는 장치)가 사용됐다. 이는 레이저 다이오드 소자 4개가 들어간 방식으로, 네 개의 채널을 이용해 25Gbps씩 전송이 가능했다.

ETRI 연구진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전송 속도를 4배 높여 채널당 100Gbps급 전송이 가능한 EML 소자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EML 광원 소자 4개와 광 검출기, 광 송신부, 광 수신부 등이 집약되어 총 400Gbps의 데이터 전송이 이뤄지는 광 송·수신 엔진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광 송·수신 엔진은 기존처럼 광트랜시버에 내장해 사용도 가능하고 통신 장비 라인카드 보드 상단에 부착도 가능하다. 이렇게 채널당 100Gbps 기반의 광 송·수신 엔진을 이용해 표준 규격을 맞춰 400G급 속도를 달성한 것은 연구진이 세계 최초다.

특히, 연구진은 이번 개발한 광학엔진을 어른 손가락 하나 크기의 광트랜시버에 설치 가능하도록 개발했다. 소형화를 이룬 덕분에 전송 속도뿐 아니라 처리 용량도 늘릴 수 있었다. 기존 통신 장비는 광트랜시버 32개를 전면부에 꼽는 구조로 이뤄져 있었다.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엔진은 통신 장비의 라인카드 상부에 최대 64개까지 부착할 수 있다. 

그 결과, 한 통신 장비에 기존보다 전송 속도가 4배 높아진 광 송·수신 엔진을 2배 더 부착할 수 있어 총 처리 용량이 최대 8배로 늘어났다. 최대 3.2TB(테라바이트)였던 처리 용량은 연구진의 기술을 적용해 최대 25.6TB까지 늘어났다.

기존에도 낮은 전송 속도 성능을 지닌 EML을 여럿 붙여 400Gbps급 광트랜시버를 개발한 사례가 있었지만 채널 수가 많아지면서 부품 값이 비쌌으며 설계도 복잡해 소형화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개발한 400G 광학송수신 엔진이 PCB(인쇄 회로 기판) 평가보드에 장착된 모습. ETRI 제공

연구진은 향후 본 기술의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여 1Tbps(테라)개발에 도전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에 따르면 2023년 데이터센터용 광트랜시버 시장은 약 8조 3천억 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백용순 ETRI 광무선원천연구본부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400G 광 송·수신엔진과 핵심 광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국내 광부품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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