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학가 비대면 강의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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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학가 비대면 강의 ‘우왕좌왕’
  • 김찬혁 기자
  • 승인 2020.03.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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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충남대, 원격수업 및 동영상 강의 시청 등 비대면 운영
서버 문제 등 온라인 강의 미숙에 “학생 의견 모니터링 해야”
종강 시기 등 학사일정 재조정 지적…“정부 방침 기다리는 중”
서버 문제로 인해 사이버 캠퍼스 접속 불가를 알리는 문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대전지역 대학교들이 비대면 강의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수업들이 준비 부족 및 운영 미숙으로 차질을 빚자 학생들의 교육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인 16일 충남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2020년 봄 학기를 시작했다. 지난 2월 교육부가 대학에 권고한 ‘4주 이내 개강 연기’ 지침에 따른 것이다. 두 학교 모두 개강 이후에도 현장 수업이 아닌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KAIST는 지난 13일 비대면 수업 기간을 한 차례 더 연장하고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KAIST는 코로나19 집단감염 심각성이 우려됨에 따라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비대면 수업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KAIST는 자체 학습관리시스템인 ‘KLMS(KAIST Learning Management System)’을 통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원격 회의 및 협업 프로그램인 ‘줌(ZOOM)’을 이용해 실시간 원격 수업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개강일인 16일로부터 2주간 비대면 수업을 진행키로 한 충남대학교 또한 실시간 원격 수업을 위해 ZOOM 프로그램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충남대는 이밖에도 재택 수업을 위해 동영상 강의 시청, 과제 제출 등 다양한 방식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ZOOM을 활용한 원격화상 수업의 경우, 기존의 우려와는 달리 처음 진행되는 수업 방식에 학생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에 재학 중인 한 대학원생은 이날 “연구실에 출퇴근하고 있지만 수업은 비대면 강의로 이뤄지는 중”이라며 “16일부터 화상채팅을 통해 OT(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이 끊기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충남대 사회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부생 또한 “개강 이틀째인 만큼 아직 한 과목 밖에 들어보지 못했다”면서도 “채팅으로 질의응답이 이뤄지는 방식이 신기했다”고 평가했다. 

한 학생이 온라인 동영상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모습.

다만 녹화 영상을 서버에 업로드 후 학생들이 시청하도록 하는 사이버 캠퍼스 방식의 경우 영상과 파일 등 강의 콘텐츠가 단기간에 업로드 되면서 잦은 서버 고장이 발생했다. 

16일과 17일 충남대학교 온라인 수강 사이트인 ‘대학이러닝 지원센터’는 몇 차례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일부 학생들은 학교 측의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충남대 4학년으로 재학 중인 학생은 “서버가 너무 불안정해서 오전과 오후 모두 강의를 수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일 내 강의 시청을 마쳐야 하는 과목이 있는데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강의 수강이나 과제에 여유 시간을 더 둔다거나 서버를 확충하는 등의 해결책이 필요할 것 같다”며 “학교와 교수진에서도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느껴지지만 학생들 반응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 해결책을 서둘러 마련해주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충남대는 공지를 통해 교원들에 사이버캠퍼스 내에 1, 2주차까지의 강의콘텐츠만을 탑재해줄 것과 가급적 강의콘텐츠 용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대는 오는 21일과 22일 서버 용량 확충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버 문제뿐만 아니라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는 데 있어 학교 차원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충남대학교 학부생은 “일부 과목의 경우 현재 재택수업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학기 말 현장보강 수업을 공지하고 있다”며 “결국 온라인 강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학기를 모두 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장 수업이 불가피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재 과제 제출을 통한 재택 수업도 자료 조사 수준의 과제를 내는 데 그치고 있다”며 “차라리 개강을 연기하고 방학을 줄이는 게 학생 입장에서 더 나은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충남대학교 관계자는 “현재 매주 월수금 비상대책위원회가 열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초중고 개학 연기 등의 방침을 내놓고 있는 만큼 비대면 강의 기간이나 종강 시기 조정에 대한 사안도 학교 차원에서 곧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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