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에 엔터 더한 ‘쇼퍼테인먼트’ 홈쇼핑으로 파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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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에 엔터 더한 ‘쇼퍼테인먼트’ 홈쇼핑으로 파고들다
  • 김성서
  • 승인 2018.11.27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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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앨범·뮤지컬·콘서트 티켓 등 판매 영역 확대
젊은 고객 확보·높은 실적 등 일석이조 효과 톡톡
신세계TV쇼핑이 배우 공효진씨와 함께 영화 '도어락'의 예매권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신세계TV쇼핑 캡쳐

홈쇼핑업계가 쇼핑(Shopping)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결합한 ‘쇼퍼테인먼트’로 신규 고객 확보와 실적 올리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TV쇼핑은 지난 23일 곧 개봉할 예정인 영화 ‘도어락’의 예매권 판매에 나서 50만명이 시청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후 10시 30분이라는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주연 배우인 공효진이 직접 쇼핑호스트 나서면서 이슈몰이와 흥행에 성공했다. 이는 T커머스 업계 내에선 영화 주연 배우가 직접 티켓을 판매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문화와 판매를 결합한 ‘더 스테이지(THE STAGE)’ 방송을 신설해 뮤지컬, 아이돌 쇼케이스, 콘서트 티켓 판매 등 문화 콘텐츠 판매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30일에는 뮤지컬 ‘타이타닉’ 티켓 판매 방송에 나서 60분 동안 주문건수 4200건을 기록해 당초 예상보다 2배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 4월에는 아이돌 그룹 오마이걸 유닛그룹 ‘오마이걸 반하나’의 쇼케이스를 열어 신규 음반 3000세트를 57분 만에 모두 판매했고, 9월에는 하하와 스컬의 ‘레게 강 같은 평화’의 콘서트 티켓 판매 방송을 진행해 오전 1시10분이라는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57분 만에 ‘완판’ 기록을 세웠다.

예술 퍼포먼스와 판매를 결합하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0월 미국 팝아트 작가 케니 샤프(Kenny Scharf)와 함께 자동차 외부에 그래비티를 그리는 카밤즈(Karbombz, 차량 페인팅)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샤프가 작업한 판화·서핑보드 등을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했다.

롯데홈쇼핑이 미국의 팝아트 작가 케니 샤프와 함께 자동차 외부에 그래비티를 그리는 카밤즈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롯데홈쇼핑 제공

문화 콘텐츠와 쇼핑의 결합에 적극 나서는 홈쇼핑 업체로는 CJ오쇼핑도 있다. 업계에서는 2010년 그룹 UV의 유세윤과 뮤지가 CJ오쇼핑에 출연해 사인 앨범을 판매한 것을 쇼퍼테인먼트의 시초로 보고 있는데, 이들은 2015년 루시드폴의 앨범과 그가 직접 키운 귤을 같이 팔아 화재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슈퍼주니어와 협업해 롱패딩을 파는 ‘슈퍼마켓’으로 21억원의 실적을 냈고 tvN의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에서 상위 4개팀이 출연해 면도기, 아이스크림, 청소기 등을 파는 ‘코빅마켓’은 준비한 4개 상품 중 3개를 매진시키는 진기록을 세웠다.

특히 CJ오쇼핑은 CJ E&M와 합병한 뒤 아예 예능 형태의 ‘미디어커머스’ 프로그램을 기획해 젊은 소비자층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이들은 업계 최상위 콘텐츠 제작자들과의 공동기획 혹은 유명 크리에이터 등과 손잡고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고 있다.

CJ오쇼핑이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와 협업해 퐁패딩을 파는 '슈퍼마켓'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CJ오쇼핑 캡쳐

이처럼 홈쇼핑업체들이 문화 콘텐츠를 홈쇼핑 시장에 끌어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시청층 확대 차원이다. 현재 홈쇼핑 채널의 주 시청층은 40~50대 여성들이기 때문에 단순히 물건만 파는 전략으로는 낮은 연령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TV홈쇼핑 업체들은 젊은 세대의 TV시청률 하락과 온라인 소비 확대로 성장이 주춤한 상태다. 이에 인기 아이돌 그룹, 뮤지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해 화제성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해 젊은 세대의 시청 시간을 늘리려는 전략인 셈이다.

홈쇼핑업계 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 산업 쪽도 홍보로 적지 않은 이득을 보고 있다. 뮤지컬 등 투자비용이 큰 공연 산업은 TV를 통해 적잖은 홍보 효과를 얻는다. 판매 실적과 시청률을 모두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의 요구가 서로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홈쇼핑들이 젊은 세대를 겨냥해 콘텐츠 다양화에 힘쓰면서 유명 연예인들 역시 홈쇼핑 출연을 꺼리지 않는 추세다. 오히려 쇼핑호스트로 직접 활약하거나 수준 높은 무대를 꾸미는 등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가수나 배우가 자신이 출연하거나 만든 콘텐츠를 직접 판매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고 광고하던 기존의 방송과는 확실히 다르다”면서 “더 색다른 콘텐츠로 시청자의 주목을 끌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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