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입자’ 중성미자 비밀에 한 걸음더
상태바
‘유령입자’ 중성미자 비밀에 한 걸음더
  • 최경주 기자
  • 승인 2019.12.12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BS 등 국제연구팀 대규모 실험용 새로운 결정 개발
맨 왼쪽부터 1차 후보로 선정된 칼슘몰리브데이트(CaMoO4), 다이리튬몰리브데이트(Li2MoO4), 레드몰리브데이트(PbMoO4), 다이소듐몰리브데이트(Na2Mo2O7) 등 결정섬광체 4종. IBS 제공
맨 왼쪽부터 1차 후보로 선정된 칼슘몰리브데이트(CaMoO4), 다이리튬몰리브데이트(Li2MoO4), 레드몰리브데이트(PbMoO4), 다이소듐몰리브데이트(Na2Mo2O7) 등 결정섬광체 4종. IBS 제공

우주를 이루는 입자들 가운데 질량이 가장 가벼워 ‘유령입자’로 불리기도 하는 중성미자(뉴트리노‧neutrino)에 대한 대규모 실험의 원천이 될 새로운 결정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지하실험 연구단 김영덕 단장과 경북대 김홍주 교수 등 국제 공동연구진이 중성미자를 방출하는 결정들을 4년간 개발한 끝에 다이소듐몰리브데이트(Na2Mo2O7) 등 4종을 1차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진은 시험을 거쳐 1~2년 후 실험에 사용할 결정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선정된 결정은 200㎏ 이상 만들어져 현재 10㎏ 정도의 결정을 사용하는 전 세계 경쟁그룹 중 가장 큰 규모의 중성미자 실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성미자는 우주를 이루는 기본입자들 중 가장 가벼운 입자로 다른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매초 700억 개의 중성미자가 엄지손가락을 뚫고 지나가지만 우리는 전혀 느낄 수 없다.

이처럼 관측이 힘들어 유령입자로 불리며 입자물리학의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중성미자의 성질과 질량을 측정하기 위해 미국 샌포드 지하연구시설, 일본 카미오카 우주관측소, 이탈리아 그랑사소 연구소 등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이 이끄는 ‘AMoRE(‧Advanced Molybdenum-based Rare process Experiment중성미자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 연구진은 2015~2018년까지 무게 1.9㎏의 칼슘몰리브데이트(CaMoO4) 결정으로 강원도 양양에서 파일럿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기존 칼슘몰리브데이트(CaMoO4) 결정의 문제점을 해결할 여러 결정들을 성장시켰다. 칼슘몰리브데이트 결정은 방출하는 빛이 많아 데이터를 얻는 데 유리한 반면 칼슘(Ca) 중 0.18% 비율로 존재하는 48Ca이 또 다른 이중베타붕괴를 일으켜 잡음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기존에 연구되지 않았던 결정들의 여러 화학적 단계를 연구해 리튬, 세슘, 나트륨이 든 새로운 몰리브데이트 결정 8개를 성장시키고, 기존 국제 공동연구로 성장시켰던 아연, 납 함유 결정 4개와 함께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12개의 후보 결정들이 방출하는 빛과 파장 특성 등을 상온에서부터 약 10 켈빈(섭씨 -263도)의 저온까지 연구하고, 이를 기존의 칼슘몰리브데이트(CaMoO4) 결정과 비교했다.

방출하는 빛의 양과 시간 등을 측정한 결과 후보 결정 중 다이소듐몰리브데이트(Na2Mo2O7)가 가장 적합함을 확인하고, 이를 비롯한 4개 결정을 1차 후보로 선정했다. 결정을 연구·개발, 성장하는 데 2년, 특성 시험에 2년 총 4년이 걸렸다.

AMoRE 국제 연구진은 현재 6kg의 결정으로 1단계 실험을 준비 중이며, 향후 선택된 결정 200kg은 강원도 정선에서 2021년 착수할 2단계 실험에 약 5년 동안 사용된다.

공동교신저자인 이무현 연구위원은 “최근의 1.9㎏ 결정 실험으로는 중성미자 질량이 수소원자 질량의 10억분의 1보다 더 작다는 정보를 얻었다”며 “향후에 결정 200㎏로 실험하면 민감도가 100배 더 좋아져 수소원자 질량의 1000억분의 1 수준과 중성미자 질량을 비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성과는 결정 연구 전문학술지 ‘크리스탈 리서치 앤 테크놀로지(Crystal Research and Technology)’에 지난 11월 13일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