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커진 ‘지스타’…中 거센 물결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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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커진 ‘지스타’…中 거센 물결은 여전
  • 최정 기자
  • 승인 2019.11.1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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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만명 방문‧36개국 691개사 참여 역대 최대
中자본‧게임 공세 강화…‘판호’ 문제 해결 안돼
국내업체 신작 기근속 펄어비스‧넷마블 선전

지난 17일 막을 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9’에는 24만여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관람객 기록을 세웠다. 올해 지스타는 36개국 691개사가 참여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급성장했지만 중국자본 유입 강화와 중국게임 선전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보다 한층 깊어졌다.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브롤스타즈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인기 크리에이터와 함께 게임을 즐기고 있다.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브롤스타즈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인기 크리에이터와 함께 게임을 즐기고 있다.

외형 커진 지스타…‘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에는 총 24만4309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지난해 23만5133명보다 3.9%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올해 지스타는 36개국 691개사가 3208부스로 참여했고, B2B관을 찾은 바이어도 2436명으로 지난해보다 12.3% 증가했다.

특히 e스포츠 분야가 도드라진 이번 지스타는 게임을 함께 즐기는 문화의 하나로 격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임사들은 이번 지스타에서 대형 스크린을 이용, 게임 홍보를 직접 시연하는 대신 e스포츠화했다. 메인 스폰서인 ‘브롤스타즈’는 ‘브롤스타즈 월드 파이널’ 대회를 열어 크리에이터가 직접 경쟁하고 대결하는 것으로 게임 소개를 대체했다. 펄어비스도 라이브 스트리밍 부스를 별도로 설치, 전세계 게임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하는 게임 이벤트를 열었다. 넷마블도 인기 크리에이터 ‘BJ 난닝구’, ‘비범’, ‘나리’ 등을 앞세워 이용자 대상 게임 대결 이벤트를 개최했다.

또 유튜브·아프리카TV·LG전자 등 비(非) 게임사가 대거 참여해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프리카TV가 국내 최초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 금메달리스트 ‘Maru’ 조성주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실력자가 참가하는 BJ멸망전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지스타는 직접시연에서 보는게임으로 흐름이 바뀐 상황”이라며 “출시된 지 오래된 게임이라도 플랫폼 또는 크리에이터가 어떻게 살을 붙이고 재미있게 표현하냐에 따라 게임의 수명주기(PLC)가 달라지고 있어 e스포츠는 단순 마케팅 차원이 아닌 게임사업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박람회 '지스타 2019' 슈퍼셀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브롤스타즈'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

한국에 문 닫은 중국시장…중국 게임은 급성장

중국 게임의 강세는 여전했다. 특히 한국 게임의 중국시장 진출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 자본과 게임의 공세가 강해지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지스타의 메인스폰서는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이다. 하지만 슈퍼셀은 중국 텐센트가 지분 84%를 가지고 있다. 사실상 지난해 에픽게임즈에 이어 2년 연속 중국자본이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를 맡은 셈이다. 텐센트는 에픽게임즈의 지분 48.4%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전시장에서 느껴진 중국 게임 열풍은 국내 게임사들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과거 중국 게임들이 퀄리티 낮은 양산형 게임으로 물량공세를 펼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완성도까지 갖춘 게임들로 국산 게임을 밀어내고 매출 순위를 장악하고 있다. 중앙 출입구 등 전시장 핵심부를 차지한 미효요와 IGG, XD글로벌 등 중국 게임사들의 대형 부스에는 행사 내내 관람객들의 발길 끊이지 않았다.

중국내 게임서비스를 위한 허가권인 ‘판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사드 갈등 여파로 지난 2017년 이후로 국산 게임에 판호를 발급해주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지스타에 앞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게임대상’ 행사장을 찾은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판호 문제가 어떻게 될지 예측 불가”라며 “중국 시장이 어떨지 감이 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우려가 이번 지스타 현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지스타 2019' 넷마블 부스

국내업체 신작 기근…자존심 지킨 펄어비스‧넷마블

국내 업체들의 신작 기근속에서 토종업체의 체면을 살린 곳은 펄어비스와 넷마블이다.

펄어비스는 지스타 현장에서 검은사막의 뒤를 이를 ‘섀도우아레나’, ‘붉은사막’, ‘도깨비’, ‘플랜8’ 등 신작 4종을 공개하며 행사 분위기를 달궜다. 신작의 완성도나 부스 운영, 볼거리 등 펄어비스는 다방면에서 이번 행사의 주역다운 모습을 보이며 올해 지스타를 ‘펄스타’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임업계 ‘빅3’ 중 유일하게 참가한 넷마블도 ‘A3:스틸 얼라이브’, ‘매직: 마나스트라이크’,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제2의 나라’ 등 4개 신작을 공개했다. 넷마블은 참가 업체 중 가장 많은 250여개 시연대에 관람객들을 연일 줄세우며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 행사에 공개한 신작들은 저마다 호평을 받으며 넷마들의 내년 전망을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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