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건강도우미]알츠하이머 치매 진행여부 피 한방울로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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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건강도우미]알츠하이머 치매 진행여부 피 한방울로 진단
  • 최경주 기자
  • 승인 2019.09.30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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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도인지장애 환자 조기진단 중요하지만 고가의 뇌영상 촬영 의존
혈중 특정 단백질-뇌속 베타 아밀로이드 상관 규명…정확도 83%

기억력에 이상을 겪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피 한 방울이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존에는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알츠하이머로 진행될지 진단하려면 고가의 뇌 영상 촬영을 해야했지만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으로 진단할 수 있게 됐다.

묵인희‧황대희 서울대 교수와 이상원 고려대 교수팀이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는 환자를 선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치매환자 70%는 알츠하이머 치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고 뇌세포가 손상되면서 진행되는데, 경도인지장애 환자 절반 가량은 알츠하이머로 진행된다. 특히 뇌세포가 손상되면 근본적 치료가 어려워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알츠하이머병 진행여부를 알려면 아밀로이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이라는 고가의 뇌 영상 촬영 방식을 사용해야만 했고, 이 때문에 간편하고 정확한 진단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연구진은 혈중 단백질들이 뇌 속의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단백질체학(세포나 개체의 단백질을 총체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을 기반으로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의 정도에 따라 변화하는 혈액 내 후보 단백질을 발견했다.

효소 면역 측정법을 통해 후보 단백질 중 바이오마커 물질 ‘LGALS3BP’, ‘ACE’, ‘Periostin’, ‘CDH5’ 등 네 가지를 확인했다. 복합 단백질마커 패널을 제작해 경도 인지장애 환자군 혈액 내 네 가지 단백질의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를 토대로 실험대상자 107명 환자의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축적 여부를 예측하고 기존 PET 데이터와 대조한 결과 예측 정확도가 83.6%로 나타났다.

묵인희 교수는 “연구결과가 실용화되면 간단한 혈액검사로 경도 인지장애 환자가 치매로 진행될지 여부를 예측할 수 있게 돼 조기 치료를 통한 치매 예방과 진행억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술을 보완해 예측 정확도를 90% 이상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적 학술지 ‘프로그레스 인 뉴로바이올로지(Progress in Neurobiology)’에 실렸다.

묵인희 서울대 교수, 황대희 교수, 이상원 고려대 교수(왼쪽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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