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로 생기는 영구탈모 원인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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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로 생기는 영구탈모 원인 밝혔다
  • 최정 기자
  • 승인 2019.08.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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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치료후 6개월 이상 회복 안될땐 ‘영구탈모’ 분류
항암치료로 손상된 유전자 정보 전파 막기 위해 세포사멸
자신의 암투병 기록을 공유하는 뷰티블로거 이새벽씨가 항암치료로 인한 탈모와 삭발 모습을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유튜브

항암치료 과정에서 생기는 영구 탈모의 원인을 국내 의료진이 밝혀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팀은 28일 항암치료제로 손상된 성체 줄기세포의 유전자 정보 회복 과정에서 모낭 줄기세포의 손상과 세포의 사멸이 영구탈모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화학 항암치료를 받은 암 환자의 약 65%가 탈모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탈모는 회복 가능하지만, 마지막 치료가 끝나고 6개월 이상 회복이 안될 경우 영구탈모증으로 분류한다.

권 교수는 머리카락으로 자랄 세포를 만드는 모낭 줄기세포에 주목했다. 모낭은 성장기와 휴지기의 모발 주기를 평생 반복하는 대표적인 재생 기관이다. 모낭줄기세포는 성장기 초기에만 잠깐 증식하는 안정적 성체줄기세포이기 때문에 빨리 증식하는 세포를 공격하는 화학 항암치료에 저항성을 갖고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상당수 환자들은 탈모증을 겪기 때문에, 왜 모낭줄기세포가 영구적으로 소실되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면역반응을 억제한 실험쥐에 사람의 모낭을 이식한 후, 실제 암 환자들처럼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 스케줄을 모사해 영구탈모를 유도했다. 이후 항암치료로 세포가 손상되는 과정과 함께 모낭 줄기세포의 손상과 세포사멸 원인을 관찰했다.

실험 결과 항암치료로 모낭에 초기 손상이 가해지면 모낭 줄기세포가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기 위해 반응성 증식(priming mobilization)이 발생하고 DNA 손상에 취약한 상태로 전환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항암치료가 이어지면 되돌릴 수 없는 DNA 손상이 계속된다. 모낭성체줄기세포 풀에서는 손상된 유전자정보를 다음 세대로 전파하는 위험을 막기 위해 대량의 성체줄기세포의 세포사멸(large-scale apoptosis)이 발생하고 줄기세포의 고갈과 함께 조직재생능력의 비가역적인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과정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항암치료와 함께 모낭 성체줄기세포를 최대한 보호하는 보존치료, 모낭재생 기술개발을 통해 영구탈모를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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