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이끌 과학人] “3D펜, 머릿속 아이디어 실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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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이끌 과학人] “3D펜, 머릿속 아이디어 실현 가능”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08.23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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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펜 유튜버 사나고(본명 권원진) “공대생으로 오해, 전시기획을 전공한 미대생”
제작 영상으로 구독자 148만명·최다 조회수 1600만회
3D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사나고' 권원석(27)씨 모습.
3D펜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유튜버 사나고(본명 권원진)씨.

유튜브를 통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구독자 148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사나고’는 자신의 포부를 “‘종이접기’하면 김영만 아저씨가 생각나듯 ‘3D펜’ 사나고가 생각날 수 있게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3D펜 장인’ 유튜버 사나고의 본명은 권원진(27)씨다. 권씨는 유튜버를 시작한 지 1년8개월만에 유튜브로부터 구독자 100만명을 축하하는 ‘골드버튼’을 받을 정도로 성공적인 성과를 이뤘다. 

23일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권씨는 3D 펜을 소개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3D프린터가 원하는 사물을 뽑아낼 수 있는 것처럼 3D펜 또한 모터와 노즐을 이용해 원하는 사물을 만들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3D프린터도 많이 회자되는데 3D펜도 그 중의 한 종류로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D프린터는 도면 설계 등 모델링이 필요하지만 3D펜은 머릿속으로 생각한 아이디어를 손으로 직접 그리기만 하면 사물이 구현되는 게 장점”며 “미술·공예·교육 분야에서 점차 사용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권씨는 “3D펜을 처음으로 구매한 건 3년 전이었는데 당시 구매한 펜이 20만원대에 달해 학생 신분에서 상당히 고가였다”며 “그럼에도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좋아해 구매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지금은 누구나 인정하는 3D펜 장인인 그지만 처음에는 3D펜을 이용한 창작이 순탄치 않았다. 가장 먼저 비행기 모형을 시도했던 그는 “생각한 것과 달라 당황했다”며 “당시엔 3D펜을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 직접 자료를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처음의 어려움 때문에 3D펜 창작을 관뒀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공대생으로 오해를 받는 권씨는 전시기획을 전공한 미대생이다.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영상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독학으로 공부를 했고 2017년에는 미디어 교육 강사로 근무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권씨가 유튜브를 통해 인기를 얻기 시작한 계기는 권씨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나 영화, 만화의 캐릭터 피규어를 3D펜으로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최근에는 파손된 벽이나 조형물을 찾아 3D펜으로 수리하는 활동도 한다. 최근에는 소녀상을 만들기도 했다. “미술을 공부한 학생으로서 ‘벽 꾸미기’는 일종의 행위 예술이나 도시재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3D펜을 통해 직접 만든 게임 속 무기 아이템을 시연해 보이는 모습.
3D펜을 통해 직접 만든 게임 속 무기 아이템을 시연해 보이는 모습.

◇ 유튜브, 아이덴티티 찾고 특이점 기다려야 

처음에 취미로 유튜브를 시작한 그가 전업 유튜버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몇몇 순간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부터다. 그는 “당시 ‘마미손 영상’이 유행일 때 이를 3D펜으로 본따 피규어를 만들었는데 3일만에 구독자가 5만명에서 10만명으로 늘어났다”며 “새로운 분야에서는 구독자가 순식간에 늘어나는 특이점이 온다”고 말했다. 권씨의 최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3D펜으로 부서진 벽 꾸미기’ 영상은 현재 1600만회를 돌파했다. 이덕에 50만명이었던 구독자가 100만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키우는데 있어서 아이덴티티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3D펜 장인’이라는 이름부터 게임 무기를 만들어서 오이를 써는 점, 영상 중간에 고양이가 등장하는 점 등 이런 것들이 모여서 아이덴티티가 된다”며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튜버의 장점과 단점으로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는 점을 꼽았다. 그는 “직장인은 출퇴근이 있지만 유튜버는 개인 사업과 같아서 욕심이 많으면 낮밤, 주말이 없다”며 “재미있지만 몸이 혹사당한다”고 말했다. 또 “영상에 달리는 악플 또한 유튜버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독자가 5만 명이던 때 월수입이 10만원에서 30만원 사이를 오갔다”며 “불안정한 수익에 대한 고민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수익이 널뛰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라며 유튜버를 결정한 당시 가족이 만류했던 기억도 들려주었다. 

유튜브 수익과 관련해 통상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해 권 씨는 “흔히 오해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유튜브 영상을 한번 업로드하면 꾸준히 수익이 들어오는 연금처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지금은 가장 핫한 플랫폼이지만 언젠가 유튜브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권씨가 유튜브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질의응답을 통해 유튜버로서 가장 뿌듯했던 때를 질문 받은 그는 자기 영상으로 우울증을 앓던 구독자가 위로를 받고 3D펜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된 순간을 꼽았다. 권씨는 유튜버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유튜브는 취미로 접근하는 게 가장 좋다”며 “앞서 성공한 유튜버들의 공통점은 자기의 취미를 콘텐츠로 승화시켰다는 점”이라고 조언했다. 

자신의 '사나고'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영상을 소개하는 모습.
자신의 '사나고'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영상을 소개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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