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철한 ‘마카롱택시’…출근길 배차신청은 ‘별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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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철한 ‘마카롱택시’…출근길 배차신청은 ‘별따기’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07.0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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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앱 통한 예약제·운전기사 친절교육 눈길
가맹차량 부족에 출근 전날 예약 번번이 실패
“승객 대하는 마음가짐 달라져…상호대우 기대”
마카롱택시의 택시등
마카롱택시의 택시등

햇빛이 뜨거운 오후 1시 30분 어플리케이션(앱)에 택시가 곧 도착한다는 알람이 뜨더니 민트색과 분홍색의 택시등이 달린 택시가 출발지에 도착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대전지역에서 운행을 시작한 ‘마카롱택시’다. 

마카롱택시는 모빌리티 스타트업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택시 브랜드로 ‘프랜차이즈형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개인·법인 택시와 가맹을 맺고 고객에게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프랜차이즈형 프리미엄 택시’라는 개념이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이미 상당한 이목을 끌고 있다.

KST모빌리티는 현재 서울지역에서 택시법인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는 직영 마카롱택시와 개인·법인 택시와 가맹을 체결한 마카롱 택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서울을 제외하면 가맹 체결을 통한 ‘프랜차이즈형’ 마카롱택시가 달리고 있는 곳은 대전이 유일하다. ‘승객 중심의 서비스’를 강조하는 마카롱택시 서비스의 품질을 확인해보기 위해 지난 4~5일 마카롱택시를 직접 호출·탑승했다. 

마카롱택시는 예약서비스와 배회 영업을 모두 시행하고 있다. 배차 신청은 사전에 전용 앱으로 해야 한다. 예약은 최소 한시간 전에 해야 하고, 최대 7일 이내로 신청이 가능하다.

마카롱택시 전용 앱은 깔끔하고 직관적이다. 회원가입부터 승차 예약까지 간단하고 앱 구동도 빠르다. 회원가입과 함께 결제를 위한 카드 등록이 필요한데 앱 자체 결제를 위한 정보다. 가입이 끝난 후에는 앱 자체 결제와 현장 결제를 선택할 수 있다. 앱 자체 결제 시에만 쿠폰 적용이 가능했다. 

택시 측면에 마카롱택시 로고와 상호명이 새겨진 모습
택시 측면에 마카롱택시 로고와 상호명이 새겨진 모습

택시에 탑승하자 운전기사의 인사와 뒷자석 안전벨트를 매달라는 정중한 당부가 이어졌다. “불편한 점이 있으면 편하게 말씀해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운전기사는 묵묵히 운전을 이어갔다. 일반 택시에서는 겪을 수 없는 친절함이었다. 택시를 ‘이동’ 중심이 아닌 ‘서비스’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마카롱택시의 지향점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마카롱택시 운전기사는 ‘쇼퍼’라는 별도의 명칭을 가진다. 쇼퍼가 되기 위해서는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서비스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KST모빌리티에서 직접 채용한 서울 지역의 쇼퍼와 대전에서 운행을 하고 있는 쇼퍼 모두 해당된다. 이날 운전기사는 평상복을 입고 있었지만 향후 마카롱택시의 쇼퍼들에게는 유니폼이 지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택시 뒷자석에는 충전 케이블이 설치돼 있어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었다. 사전에 자료를 통해 접했던 생수나 쿠션 등 소품은 비치돼 있지 않았다. KST모빌리티 측은 “현재 대전에서 운행되고 있는 마카롱택시에서 승객이 접할 수 있는 서비스는 차량에 비치돼 있는 방향제, 물티슈, 스마트폰 충전기와 신청 시 설치되는 유아용 카시트”라며 “서울 직영 마카롱택시가 제공하고 있는 와이파이와 반창고는 대전 가맹 차량 적용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마카롱택시 ‘쇼퍼’로 만난 윤용준(48)씨는 “마카롱택시 전문 교육을 받으면서 ‘쇼퍼’로서 자부심 같은 게 생겼다”며 “택시 운전을 통해 승객들에게 대우를 하고 또 그만큼 대우를 받는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운전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카롱 택시가 일반 택시와 다른 점을 묻자 윤씨는 “마카롱 택시를 통해 그간 택시에 대한 불만족으로 꼽혔던 ‘불친절’이나 ‘목적지 차별’과 같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쇼퍼 교육에서) 친절, 매너, 청결 등에 대한 내용이 중점적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윤씨는 또 마카롱택시 운전기사 교육에는 승객에 대한 서비스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그는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을 씌워드리거나 도움이 필요한 분에게는 부축을 해드리도록 배운다”고 말했다. 

마카롱택시의 공급 규모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출근길 이용을 위해 전날 저녁 10시경부터 앱을 통해 사전 예약을 시도했지만 세 차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번번이 이용 가능한 차량이 없다는 문구가 나타났다. 다음날 아침 비교적 택시 탑승이 수월한 오후 1시 30분 출발 예약을 시도하자 곧장 예약에 성공했다. 

KST모빌리티는 시범운행 후 별도의 예약비, 일명 ‘콜비’ 추가를 검토중이다. 콜비가 추가될 경우 승객들의 지속적인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위한 예약제’를 표방하며 필요한 즉시 배차신청이 되지 않는 점도 다른 택시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두고 보아야 할 점이다. KST모빌리티 관계자는 “시범운행 시기와 이후 예약비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8일 정부가 모빌리티 사업과 관련해 해당 업종 사업을 위해서는 택시 면허를 매입하거나 대여해야 한다고 못을 박은 만큼 현재로선 서울지역에서 가맹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웨이고’와 서울·김천·대전지역에서 인가를 받은 ‘마카롱택시’가 유일한 합법적인 모빌리티 사업자다. 다만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는 경북 김천에서도 가맹운송사업 면허 인가를 취득했지만 가맹 차량을 모집 중에 있어 본격적인 차량 운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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