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빕스와 아웃백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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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빕스와 아웃백은 어디로 갔나
  • 김성서
  • 승인 2018.07.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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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서 입장하던 패밀리 레스토랑, 주요 상권서 줄줄이 철수
식문화 변화로 수익성 악화…간편식 등 돌파구 마련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들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가족, 연인, 친구들이 ‘특별한 날 기분을 내기 위해 가는 곳’이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여기에 임대료 상승 등으로 수익성까지 나빠지면서 문을 닫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편의점에서 싸고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하거나 특별한 날에는 호텔처럼 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곳을 찾는 등 소비 패턴의 양극화가 결정타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인 CJ푸드빌의 ‘빕스’는 2000년 3개 매장에서 시작해 2015년 92개로 최고점을 찍었으나 2016년 86개, 지난해 81개, 7월 현재 75개로 줄어들었다.

아웃백 역시 비슷한 사정으로 2013년에는 108개까지 증가했으나 최근에는 80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급속도로 성장했던 이랜드의 애슐리 역시 2014년 155개까지 성장했으나 현재는 110개 수준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이 이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임대료와 재료비, 인건비가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삼겹살 등 한식 위주의 외식이 아닌 색다른 메뉴, 특히 서양식을 원할 때 이들 매장을 찾았다. 그런데 맞벌이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외식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자 다양한 콘셉트의 외식업체가 속속 등장했다.

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팔던 스테이크와 파스타, 피자 등의 메뉴를 특화한 음식점이 많아지면서 이들 업체는 더 이상 ‘특별한’ 곳이 아닌 ‘수많은 음식점 중 하나’가 됐다. 여기에 주 고객층인 자녀를 가진 가족 자체가 감소하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같은 몇 만원의 가격대라면 외식이 아닌 간편식이나 배달을 선호하게 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모델들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2017.7.11/뉴스1 

이 때문에 이들 업체는 상권이 겹치는 매장을 정리하고 타깃층을 특정, 가격이나 메뉴를 축소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빕스는 자녀가 있는 가족들이 여전히 패밀리 레스토랑을 선호하고 있다고 판단해 어린이 전용 샐러드바를 만들어 어른과 아이가 모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도록 했다. 집에서 식사하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포장할 수 있는 간편식(HMR) 제품도 합리적 가격에 선보였다.

애슐리는 양재, 노원, 중계 등 상권이 중복되는 매장을 통폐합하며 수익성을 높이고,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1년에 6~7회 출시하며 고객들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싸게 많이 먹고 싶어 하는 1020세대와 남성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애슐리 클래식의 경우 평일은 하루 종일 9900원의 가격을 유지하는 등 가성비에서 답을 찾고 있다.

2016년 7월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된 아웃백은 스테이크를 주력으로 내세워 메뉴 수를 늘리고 가격대를 2만~10만원대까지 범위를 넓혔다. 또 버거와 피자는 매장에서 할인 이벤트를 하는 동시에 배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시장 전체가 어렵고 패밀리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의 상승세가 꺾인 것도 오래된 이슈”라면서 “특히 자리를 차지하는 ‘좌석 베이스’ 장사는 영업이익이 오르기 힘든 구조다. 외식사업 전체의 트렌드를 읽고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1/젠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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