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2% 지난해 이자도 못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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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32% 지난해 이자도 못 벌었다
  • 김성서
  • 승인 2019.06.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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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율 통계 집계 후 가장 높아
기업 영업이익 이자비용의 5.9배…중소기업 2.5배 불과
“무역전쟁 심화되면 이자보장배율 1미만 기업 40% 육박”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3곳은 이자비용도 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될 경우 이 비율이 40%를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들이 들어차 있는 모습. 뉴스1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3곳은 이자비용도 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될 경우 이 비율이 40%를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들이 들어차 있는 모습. 뉴스1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 10곳 가운데 3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심각한 것으로, 한국은행은 미·중 무역분쟁이 더욱 심화될 경우 이 비율이 40%를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이 20일 발간한 ‘금융안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를 공시한 기업 2만1213곳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32.1%로 전년대비 2.4%p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처음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26.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지표다.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얼마나 높은지 살펴볼 수 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23.6%)보다 중소기업(34%)이 높았다. 업종별로는 조선(54.9%), 자동차(37.8%), 숙박음식(57.7%), 부동산(42.7%) 등에 집중됐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째 1에 미치지 못한 기업은 20.4%, 3년째는 14.1%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4%p, 0.4%p 높아진 것으로 보통 3년 연속 1미만일 경우 퇴출 직전에 몰린 ‘한계 기업’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5.9배로 전년보다 0.4배 낮아졌다. 호황을 나타냈던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할 경우 3.9배로 2015년(3.5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7.5배였는데, 전기전자 업종을 빼면 4.6배로 떨어진다. 중소기업은 2.5배에 그쳤다.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고,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매출액영업이익율은 7%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4.7%p, 0.4%p 떨어진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 영업이익률, 이자보상배율 추이. 한국은행 제공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 영업이익률, 이자보상배율 추이. 한국은행 제공

더 큰 문제는 대외경제여건 악화로 기업 매출에 악영향을 미쳐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 비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돼 매출액이 3%(주력 수출업종은 6%) 감소한 상황을 가정,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은 37.5%로 급격히 늘어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자보상배율은 5.1배로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6.6배와 2.2배로 하락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해 들어 수익성이 저하되고 차입비용이 오르며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대·내외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출이 부진한 영향을 중소기업이 받은 측면이 있어 우려가 크다”면서 “수출업종 기업의 경우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경영 상황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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