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대가 알게 될 것”…한유총 개학연기 강요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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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대가 알게 될 것”…한유총 개학연기 강요 정황
  • 김찬혁
  • 승인 2019.03.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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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 회원 유치원에 강요·회유 메시지…방문 예고도
교육부 ‘개학연기 단체행동 강요행위’ 공정위 고발 검토

4일 교육부에 따르면 한유총 지도부가 회원 유치원들을 상대로 개학 연기 동참을 강요·회유한 정황이 포착됐다. 교육부는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제보한 내용을 토대로 한유총 지도부의 발언을 공개했다. 사진은 전날인 3일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등이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교육부의 전향적 입장변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스1

“혼자 살겠다고 단체를 배신할 때 배신의 대가가 얼마나 쓴지 알게 될 겁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모 지역 지회장이 회원들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 일부다. 그는 “○○회장으로서 마지막으로 예고한다”며 “이번에 같이 동참하지 않는 원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4일 교육부는 한유총 지도부(지역지회 간부 포함)가 회원 유치원들을 상대로 개학 연기 동참을 강요·회유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제보한 내용을 토대로 한유총 지도부의 발언을 공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한유총 지도부는 개학 연기 불참 시 보복 조치를 예고하며 회원 유치원들을 압박했다. 이외에도 ‘강력한 조치’, ‘서로 총질 안 하도록 해달라’는 거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당하게 (개학 연기 명단에) 유치원명이 올라오는지를 지켜보겠습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메시지도 있었다.

또 한유총 지도부는 개학 연기에 참여하지 않은 유치원에 직접 방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차례로 미참여 유치원 방문한다. 개학 연기 참여 유치원 아이들이 미참여 유치원으로 간다는 정보가 있다”고 직접 조사를 예고했다.

전날인 3일 한유총 기자회견에서도 회원들을 회유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당시 한유총이 자체 조사한 개학 연기 참여 유치원 현황과 관련 공지 내용 및 집계 방법을 소개하면서다.

한유총은 이날 지도부와 지역지회가 일선 사립유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을 곁들였는데, 여기에는 ‘원장님 지금 현재 상황이 어렵게 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돼 톡을 올립니다. 각 유치원에서 심사숙고해 유아들과 학부모 유치원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결정 부탁드립니다’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학부모들에게 보낸 개학 연기 안내 문자를 한유총 지도부에 인증하라고 한 것도 단체 행동 강요 정황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유총은 이를 활용해 개학 연기 참여 유치원 현황(총 1533곳)을 파악했다.

이런 정황들은 개학 연기나 휴업 등을 개별 유치원이 스스로 결정한다는 한유총 지도부의 주장과 배치된다. 앞서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은 지난 2월 28일 무기한 개학 연기를 선언하며 “모든 결정은 개별 유치원 원장의 권한”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교육부는 사업자 단체에서 소속 회원들에게 개학 연기를 강요·제한하는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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