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석유’ 데이터경제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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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석유’ 데이터경제 시대 열린다
  • 최정
  • 승인 2019.01.0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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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데이터에서 가치있는 정보 분석‧활용
韓 빅데이터 활용·분석 수준 63개국 중 56위
전문가들 AI‧IoT‧5G 등 올해 주목할 기술 꼽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31일 경기 성남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데이터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날씨정보 업체를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중심에는 '데이터'가 있다. 현재 우버의 빅데이터 플랫폼에는 즉시 분석이 가능한 100페타바이트(PB) 규모의 정제된 데이터가 쌓여있다. 1메가바이트(MB)의 데이터 양을 모래 한 스푼으로 가정하면, 1PB는 해운대 백사장에 깔린 모래 양과 같다. 우버는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 얼마나 많은 승차 요청을 받을지 미리 예측하고 차량을 배치하며 요금을 정한다.

앞으로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이런 데이터의 가치는 더 커질 전망이다. 우버는 이 방대한 데이터의 힘으로 기업가치가 1200억달러(약 135조원)로 평가된다. 몸값 800억달러(약 90조원)의 중국 '디디추싱'과 110억달러(약 12조원)의 동남아 '그랩'도 마찬가지다. 이 기업들에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데이터는 산업혁명 시대의 석유같은 자원"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데이터가 '부'(富)를 낳는 '데이터경제' 시대에는 방대한 데이터에서 가치있는 정보를 찾아내 활용하는 역량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독일 지멘스는 제조설비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라인을 재조정하면서 생산량을 8배 늘렸고, 인텔은 칩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제조비용 300만달러 절감했다. 데이터는 더이상 참고자료가 아니라 기업을 움직이는 핵심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올해 주목할 기술변화로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과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확산, 5G 통신과 엣지컴퓨팅 도입 등을 꼽고 있는 이유도 이런 데이터경제 흐름과 연관이 깊다. 올해는 기술혁신의 중심이 '정보기술'(IT)에서 데이터를 수집·저장·처리·분석하는 '데이터기술'(DT)로 넘어가는 추세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강력한 개인정보 규제로 인해 이런 데이터경제 흐름에서 뒷걸음질했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한국은 빅데이터 활용·분석 수준에 있어 63개국 중 56위에 불과할 정도로 데이터 관련 기술·전문인력·인프라 모두 취약하다. 국내 전체 사업체의 빅데이터 이용률은 7.5% 수준에 그치고, 글로벌 100대 빅데이터 기술혁신 기업 중에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산업계는 올해가 이런 데이터 족쇄를 풀고 데이터경제를 활성화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8년 8월31일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에서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잘 쓰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해 정부는 데이터경제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관련 법안 마련 등 밑작업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보호'에 치우쳐있던 데이터 관련 규제를 풀어 '활용'과 균형을 맞춘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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