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 통한 합격사례 집중조사해야”
지난 2013년 울산 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동료 교사와 말을 맞추고 재학중인 자신의 딸의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적발돼 면직된 사건이 있었다.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최근에는 숙명여고에서 교무부장이 쌍둥이 딸에게 시험 문제를 사전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다.
부모의 비뚤어진 자식사랑이 교권의 위상을 흔드는 사례들이 나오자 부모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닌 경우에 대해 전수조사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소영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 대표 겸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는 "이곳저곳에서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교사가 자신의 자녀와 함께 학교를 다니는데 의심이 간다는 것이다. 비단 숙명여고 뿐 아니라 한 학교에 다니는 교사·자녀들을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내년부터 고등학교 교사·자녀가 한 학교에 다닐 수 없게 하는 '상피제'를 시행하겠다고 한다"며 "하지만 이미 같이 학교를 다니고 있거나 과거에 교사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녔던 사람들에 대한 전수조사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부모인 교사와 자녀인 학생이 함께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는 전국 521개교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고등학교(2360교)의 22.1%에 해당하는 수치다. 교사 수(기간제교사 포함)는 900명, 교사 자녀 수는 937명이다. 교사와 교사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례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100교)다. 이어 서울 54교, 경남 52교, 충남 48교, 경북 47교 등이다.
박 대표는 "자녀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전국의 모든 교사를 잠재적 범법자 취급하는 건 옳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땅바닥까지 떨어진 대한민국 입시제도에 대한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추가로 잘못된 일이 있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표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대학에 합격한 교사 자녀의 경우 필히 조사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종은 수시 전형 중의 한 갈래로, 학교생활기록부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전형이다. 내신성적(정량평가)와 더불어 수상, 자격증, 진로, 창의적 체험활동, 교과학습, 독서, 행동발달 등(정성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이다. 자기소개서도 평가에 반영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교사추천서도 필요하다.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들은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높다.
박 대표는 "선생님들도 '치욕스러워도 의심을 종식시키기 위해 다 털고 가야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특히 정시(수능)로 대학에 간 것은 인정하겠지만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대학에 합격한 자녀를 둔 교사는 필히 따져봐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