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판 학사비리…아버지 강의 듣고 전과목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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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판 학사비리…아버지 강의 듣고 전과목 ‘A+’
  • 최정
  • 승인 2018.10.18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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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전공에도 고득점 받아 서울과기대 편입
대학에 가족관계 숨기고 최고학점 줘
다른 직원도 자녀 등 친인척 채용 의혹
A교수의 과목을 들은 아들 B씨의 성적표. 김현아 의원실 제공

숙명여고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과학기술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 대학이 자체감사를 벌이고 있다.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에 따르면 서울과기대에 편입한 한 학생이 같은 학과 교수로 있는 아버지의 수업을 듣고 모든 과목에서 최고학점인 A+를 받았다.

A교수의 아들 B씨는 2014년 아버지가 교수로 있는 서울과기대 C학과에 편입했다. B씨는 2015년까지 매학기 두 과목씩 8과목의 아버지 강의를 들었고 A교수는 아들의 모든 과목에 A+를 줬다. B씨는 다른 교수 수업에서 낮은 학점을 받자 아버지 수업을 재수강해 A+를 받기도 했다.

A교수는 아들이 편입하기 전까지는 평균적으로 매학기 3과목 이하를 강의했으나 아들 편입후 강의를 5~6개로 늘렸다. 이후 A교수는 아들이 졸업하자 다시 두 개 이하로 강의 수를 줄였다.

채용과정도 석연치 않다. 편입 당시 아들 B씨는 다른 전공이었음에도 면접시험에서 3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평균 96점 총점 288점을 받아 공동 2등으로 합격했다. 당시 입학관리처에서 자녀 등 친인척이 있으면 신고하라 했지만 A교수와 해당학과는 이 사실을 숨겼다.

서울과기대는 친인척 채용 의혹도 불거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 직원의 자녀 3명이 모두 이 학교 또는 대학 산학협력단에 근무 중인 것으로 밝혀져 자체감사가 진행 중이다. 학과 교수들의 회계를 담당하다 지난 2015년 명예퇴직한 이 직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학교 산학협력단 연구센터에 비공개로 재취업했다. 재취업후 세자녀가 일반연구원, 행정원, 일용직으로 대학에 채용됐다.

서울과기대에서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 대학 내 친인척 근무자는 총 50명이다. 학생, 대학원생을 제외하면 26명의 친인척이 교원 등으로 이 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김 의원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킬 수 있는 상피제 등과 맞먹는 제도개선이 논의돼야 한다"며 "학교 직원 채용과정에서도 부정적인 사례들이 포착되고 있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확실히 밝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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