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판 SKY 캐슬 막자”vs“영어교육도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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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판 SKY 캐슬 막자”vs“영어교육도시 완성”
  • 김성서
  • 승인 2019.05.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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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육청 5번째 국제학교 심의…찬반 갈등 커져
교육감 “현 단계 신설 쉽지 않아”…최종 판단 촉각
제주주민자치연대·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관계자들이 27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에게 앵글로-차이니스 스쿨(Anglo-Chinese School·ACS) 제주캠퍼스 설립계획을 불허할 것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제공

제주 지역의 다섯 번째 국제학교 설립 문제를 두고 지역사회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27일 싱가포르의 앵글로-차이니스 스쿨(Anglo-Chinese School·ACS)이 신청한 제주캠퍼스 설립계획서를 심의하기 위한 3차 회의를 열고 있다. ACS는 제주영어교육도시 부지 11만3830㎡에 학생 1130명이 다닐 수 있는 제주캠퍼스를 신설하기 위해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 심의를 받고 있다. 최종 판단은 교육감이 내린다.

현재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한국국제학교(Korea International School JeJu·KIS 제주), 노스 런던 컬리지잇 스쿨 제주(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JeJu·NLCS 제주), 브랭섬 홀 아시아(Branksome Hall Asia·BHA),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Saint Johnsbury Academy Jeju·SJA 제주) 등 4개 국제학교가 운영 중이다.

이를 두고 제주주민자치연대·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등은 ‘귀족학교 필요없다 공교육을 강화하라’, ‘국제학교 이제그만 공교육을 강화하라’, ‘또 하나의 SKY캐슬 국제학교 불허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설립 계획 불허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ACS제주캠퍼스에 대해 “자본금이 1000만원뿐인 100% 민간 법인이다. 국제학교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 어떻게 학교를 설립하려고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투자금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이 우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운영 중인 국제학교들을 보면 모두 정원 미달 상태다.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은 국제학교 추가 유치가 아닌 지역발전과 연계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면서 이석문 제주교육감에게 설립계획 불허를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위치한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인성리·안성리·신평리·구억리 마을회가 지난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교육청에 ACS 제주캠퍼스 설립계획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뉴스1

반면 제주영어교육도시 인근 지역 주민들은 ACS 제주캠퍼스에 대한 설립 허가를 촉구하고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인성리·안성리·신평리·구억리 마을회는 지난 21일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국제학교가 추가 설립되지 않는다면 제주영어교육도시는 반쪽짜리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그동안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완성을 믿고 부지를 내어주며 협력해온 마을의 피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면서 “도교육청은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이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주장했다.

최종 결정권자인 이 교육감은 신규 국제학교 심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12일 제371회 도의회 임시회 교육행정질문 답변에서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와 달리 100% 민간 법인인 점 △국제학교 4곳의 정원이 모두 미달인 점 등을 들어 “현 단계에서 새로운 국제학교를 추가 신설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KIS를 제외한 학교별 충원률은 BHA 71%, NLCS 제주 88%, SJA 제주 48% 수준이다. 여기에 국제학교 운영법인인 제인스(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자회사)는 지난해 5500억원의 부채를 기록하는 등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국제학교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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