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설유치원 방과후과정 한정 운영…학부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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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설유치원 방과후과정 한정 운영…학부모 ‘반발’
  • 김성서
  • 승인 2019.01.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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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병설유치원 전체 원아 30%만 방과후학급 선정
학부모 민원 쇄도 “입학포기할 상황…사교육 고민”
유치원장 “확충 어려워…교사 증원·추가 예산 필요”
정부가 국공립유치원의 아이돌봄시간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일선 공립유치원에서는 방과후과정을 한정 운영해 맞벌이 학부모들의 원성이 거세다. 공립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뉴스1

정부가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를 계기로 국공립유치원의 아이돌봄시간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일선 공립유치원에서 교원들의 근무 시간과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방과후과정(종일반)을 한정 운영해 맞벌이 학부모들의 원성이 거세다. 

29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화성 동탄신도시 소재 초등학교의 한 병설유치원은 전체 원아 64명 가운데 20명을 방과후학급 원아로 선정했다. 인근 병설유치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부분 전체 정원 가운데 30% 정도만 방과후학급 원아로 선정하고 있다.

방과후과정은 맞벌이부모 자녀나 방과후 자녀를 양육할 수 없는 학부모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다.

방과후과정에 포함되지 않은 학부모들은 당장 오는 3월부터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 걱정이 태산이라고 하소연한다. 정규수업이 끝나는 오후 1시 30분부터 2시 사이 자녀를 하교시켜야 하는데 마땅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골머리를 앓는 것이다. 특히 통학차량도 운행하지 않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할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경기도교육청 자유게시판에도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민원 글이 계속해 올라오고 있다. 동탄신도시에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밝힌 한 학부모는 “대기 순번에 올려놓긴 했는데 새학기가 시작되어도 선발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당장 3월 1일부터 아이들을 어찌해야할 지 염려스럽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방과후과정반 자리가 없어 학원을 여러 군데 보내거나 입학포기를 해야 할 상황”이라며 “맞벌이가 아니더라도 이른 하원 시간(오후 1시 30분)으로 사교육을 고민하게 만든다”며 학급증설을 요구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6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국·공립 유치원 확충 및 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이에 교육부의 ‘2019년 국공립유치원 신증설 및 서비스 개선 방안’이 현장과는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교육부는 국공립유치원 학급 증설과 함께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한 평일과 방학기간 국공립유치원 아이돌봄시간을 늘리고 통학차량 운영도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일선 공립유치원들은 학부모들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입장이다.

병설유치원장을 겸직하는 한 교장은 “병설유치원은 사립유치원과 다르다”며 “공무원 퇴근 시간 등 근무여건이 사립유치원과 달라 어쩔 수 없이 방과후 학급을 늘리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의 퇴근시간에 맞춰 방과후과정을 계획을 수립하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교장도 “학부모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방과후 학급을 늘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교사 증원과 예산이 수반돼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일단 현황 파악 후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병설유치원 방과후과정 준비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다. 2월 중에나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한 뒤 대책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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