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중력렌즈 퀘이사 발견하는 새 관측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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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 중력렌즈 퀘이사 발견하는 새 관측법 제시
  • 최경주 기자
  • 승인 2022.04.25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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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도곡선을 재구성해 발견하는 방법
"허블상수 불일치 문제 해결할 것으로 기대"
중력렌즈 퀘이사에 관한 그림.
중력렌즈 퀘이사에 관한 그림.

초대질량 블랙홀 천체인 퀘이사는 초기 우주 천체 형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천체이지만 지구에서 너무 멀어 관측이 쉽지 않다.

한국천문연구원 이론천문센터의 아르만 샤필루(Arman Shafieloo) 박사와 사타드루 박(Satadru Bag) 박사가 이끄는 국제공동 연구진은 퀘이사를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퀘이사의 광도곡선을 재구성해 중력렌즈 현상을 겪은 퀘이사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중력렌즈란 질량을 가진 천체가 근처 시공간을 휘게 하여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현상이다.

렌즈 작용을 하는 천체의 중력에 의해 빛의 굴절이 일어나게 되어 광원인 천체의 모습이 여러 개로 보이거나 변형되어 보이고, 이에 더 밝아지거나 어두워지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중력렌즈 현상은 점광원인 동일 퀘이사가 여러 개로 보이는 것이다. 

퀘이사에 중력렌즈 현상이 일어나면, 퀘이사의 이미지가 서로 다른 위치에 여러 개의 모습으로 보이게 된다. 이 경우, 대형 망원경을 사용하지 않고는 이미지를 구분하기 어려워 중력렌즈 현상이 일어났는지 명확하게 판명할 수 없다.

반면 퀘이사의 광도곡선을 이용하면 대형 망원경으로 장기간 관측할 필요 없이 중력렌즈 현상 발생 여부를 판명할 수 있다. 하지만, 퀘이사의 밝기가 변하는 패턴을 규격화하기 어려워 본래 퀘이사의 광도곡선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국제공동 연구진은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본래 퀘이사의 광도곡선 모양을 모르더라도 중력렌즈 퀘이사를 발견하는 관측법을 제시했다.

우선 퀘이사가 중력렌즈 현상을 겪었다고 가정하고, 중력렌즈로 구분된 두 신호 사이에 걸린 시간을 조정했다. 두 신호 사이에 걸린 시간이 실제 시간과 다를 경우, 임의로 재구성한 퀘이사의 광도곡선에 심한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

이 방법을 이용해 광도곡선에 왜곡 현상이 가장 적게 일어나는 시간을 구해 중력렌즈 퀘이사를 발견했다.

연구진이 제시한 방법을 사용할 경우, 중력렌즈 퀘이사를 발견할 가능성이 최소 2배 이상 늘어나며, 일반 퀘이사를 중력렌즈 퀘이사로 잘못 찾을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 방법은 하늘을 넓게 그리고 빠르게 보면서 수많은 천체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추척하는 관측 탐사에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쯔비키 시간영역 탐사기기(ZTF) 탐사뿐 아니라, 향후 베라 C. 루빈 천문대에서 이루어질 대형 시놉틱 관측 망원경(LSST) 탐사에서 중요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주 공간이 얼마나 빠르게 팽창하는지를 나타내는 허블상수는 우리 우주의 성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값이다. 그런데 최근 10년간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한 허블상수의 값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허블상수 불일치’ 문제가 현대 천문학의 큰 논쟁거리 중 하나다.

이 허블상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멀리 있는 수많은 천체의 거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특히 중력렌즈 퀘이사는 이미지 간의 밝기, 광도곡선의 시간차 등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어서, 이를 종합하면 정확한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만약 연구진이 제시한 새로운 관측법을 토대로 중력렌즈 퀘이사 자료를 상당수 발견할 경우, 이 허블상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본 연구는 거대한 망원경을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아도 중력렌즈 퀘이사를 효과적으로 발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며 “ZTF 탐사에서 중력렌즈 퀘이사를 발견해 곧 이루어질 LSST 탐사에서 중력렌즈 퀘이사 발견을 국내 연구진이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지난달 15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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