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코 안 ‘섬모세포’에서 증식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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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코 안 ‘섬모세포’에서 증식 시작된다
  • 전현애 기자
  • 승인 2021.07.0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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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과학자·임상의 공동연구진과 코로나바이러스 초기 감염기전 규명
코로나19 예방·치료를 위한 비강 내 점막면역 형성 전략 제시
비강 섬모상피세포 첨단부에서 다량 존재하는 코로나바이러스 ACE2 수용체 단백질
비강 섬모상피세포 첨단부에서 다량 존재하는 코로나바이러스 ACE2 수용체 단백질

발병 후 1년 6개월 이상 지났지만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기전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상기도 조직(호흡계의 상부: 비강, 인두, 후두, 기관지)을 통해 감염된다고 알려졌을 뿐 정확한 표적 부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효과적인 예방대책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 및 전북대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 ‘코로나19 대응 공동연구팀’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이하 코로나바이러스)의 복제 순간을 최초로 포착하고 초기 감염 및 증식의 주요 표적이 비강(코 안)섬모상피세포임을 규명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ACE2·TMPRSS2·Furin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해 세포 내로 침투한다. 단백질들이 바이러스의 침입 경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신의 ‘단일세포 유전자발현 측정기법(Single cell RNA-sequencing)’만으로는 단백질의 정확한 분포 파악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진단 시점에 이미 일차적 바이러스 감염·증식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초기 감염 기전 파악이 더욱 어려웠다.

연구진은 실제 코로나19 초기 환자로부터 얻은 정확한 검체를 다양한 실험기법을 적용해 분석함으로써 기존 한계를 극복했다.

우선 연구진은 ACE2·TMPRSS2·Furin 수용체 단백질이 코 안 섬모세포의 공기 접촉면에 집중 분포함을 발견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섬모세포의 공기 접촉면에 결합해 세포 내로 침투 후 복제·증식한다는 의미다.

이로써 비강 섬모세포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시발점임을 새롭게 밝혔다. 반면 그동안 주요 감염표적으로 여겼던 호흡기 점액분비세포와 구강 상피세포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 단백질이 존재하지 않았다.

나아가 코로나19 초기 환자의 비강 및 구강세포를 분석, 코로나바이러스가 비강 섬모세포에서만 복제·증식함을 최초로 포착했다.

코로나19 감염초기 비강 섬모상피세포 내에서만 다량으로 복제·증식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된 섬모세포들의 사멸을 일으킴)
코로나19 감염초기 비강 섬모상피세포 내에서만 다량으로 복제·증식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된 섬모세포들의 사멸을 일으킴)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 단백질이 없는 비강 분비세포 및 줄기세포, 구강 상피세포 등에서는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다.

경증 코로나19 환자는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이 초기 8일 이내 종료됐으며, 손상된 섬모세포가 빠르게 재생되며 건강을 회복했다. 이는 비강 점막면역이 코로나19 치료의 핵심임을 시사한다.

고규영 단장은 “비강 내 백신 투여로 점막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새로운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100년 전통의 세계적 의학연구학술지인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IF 14.808)에 표지 논문으로 7월 2일 오전 2시(한국시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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