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40 바르셀로나 Barcelona5 - 바로셀로나 시티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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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40 바르셀로나 Barcelona5 - 바로셀로나 시티 투어
  • 류호진
  • 승인 2021.06.0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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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상용 원장은 대전대학교한방병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대전 유성에 '용한의원'을 개원, 운영하고 있다.

 나의 여행기 40 (2018. 5.30.~6.5.)

바르셀로나 Barcelona5

- 바로셀로나 시티 투어-

첫날과 이튿날에는 지하철을 이용하였는데 관광지에 접근하기가 불편하고 효율이 떨어진다. 세 번째 날부터는 주요 관광지 마다 승하차를 할 수 있는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여 찾아다니기로 한다.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표시된 버스회사가 운행 중인데 빨간색 버스를 선택하여 2일 이용권을 구입하고 버스가 정차하는 곳에 내려서 주요 관광지를 찾아보고 다시 승차하여 다음 목적지를 향하는 방식이다.

투어 버스는 관광코스를 순환하다 기착지 카탈루냐 광장에 도착하면 한참의 휴식을 갖은 후 같은 코스를 향하여 출발한다. 티켓만 소지 하고 있으면 타는 횟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1층과 2층을 번갈아 앉아서 눈요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게 가우디 건축물을 찾아다니고 바로셀로나 해변가를 돌아본다. 몬주익 언덕에 내려 전망대에 오르면 바로셀로나 항구를 내려다 보기도 하고 정박한 크루즈 선박을 보면서 크루즈 여행으로 이곳에 다시 오면 좋겠다는 희망도 가져본다.

바닷가와 몬주익 언덕을 왕래하는 곤돌라의 행렬과 탁 트인 시야로 보이는 시내의 전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의 청량감은 최고에 이른다. 1992년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 금메달을 안겨준 올림픽 스타디움과 그 앞에 세워진 기념비를 찾아보고 호안 미로 미술관을 거쳐 다음 기착지에 내리면 카탈루냐 민속박물관을 만난다.

박물관에서 내려다보는 스페인 광장과 분수의 물줄기는 오후의 햇볕과 나른함을 깔끔하게 씻어 내린다.

광장의 분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 낮술에 달아오른 취기는 묘하게 어우러져 흥분 속에 향수가 섞인 독특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군중 속 고독일까?

멋진 광경을 혼자 즐기는 것에 대한 미안함 일까? 3일 지나면 2개월의 여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간다는 아쉬움은 아닐 것이다.

알 듯 말 듯한 기분을 느끼며 스페인 광장을 빠져나와 FC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을 가기 위해 투어 버스에 오른다.

승무원이 티켓을 보여 달라한다. 호주머니와 가방 속을 찾아봐도 표가 보이지 않는다. 그럴리가 없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카탈루나 박물관 부근에서 맥주를 마시며 계산할 때 받은 영수증과 승차 티켓을 함께 버린 것이다.

기분 좋게 마신 맥주가 값비싼 대가를 치루게 한다. 이미 한참 지나온 곳에 다시 돌아가서 쓰레기통을 뒤질 수 없는 노릇 아닌가? 40유로 하는 2일 티켓인데 하루도 사용하지 못하고 휴지통에 던져 버리다니.

1일 이용권이라도 구입해 볼까 생각해 보니 오전에 전체 코스를 한 번 돌아봤고 두 번째 시내 구경에 오후 4시가 넘어가는 시각인데 길어야 3~4시간 정도면 못 쓰는 티켓을 위해 25유로를 투자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목적지가 FC 바로셀로나 홈구장이고 다음 정차 장소도 그곳이다. 구장 투어에 적어도 2시간 이상 소요되는데 마치면 저녁 시간이 된다. 투어 버스에서 쫓기듯 내려서 FC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 노우Camp Nou‘ 입장 티켓을 손에 쥐는데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 입장료보다 3유로 더 비싼 25유로를 결재한다.

바르셀로나는 모든 물가가 쎄다. 프리메라리가 시즌이 종료되어 경기를 관전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투어로 대신하는 것이고 10만 명 가까운 엄청난 수용 인원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 전용 경기장을 입장하는데 그 정도는 투자해도 불만은 없다.

경기장 투어는 마드리드 홈구장 투어와 비슷한 컨셉으로 축구 박물관을 꾸며 역사와 트로피, 선수소개와 용품 뿐만 아니라 인터뷰 룸, 라커 룸, 기도실 등 볼거리를 제공하고 간간이 체험하는 공간도 제공한다.

실내 관람을 마치면 그라운드가 있는 1층에서 선수가 된 것 같은 느낌도 가져보고, 마지막에는 기념품 가게를 통과하도록 동선을 구성하였는데 레알 마드리드 구장 투어 시스템이 더 나은 듯하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대립과 라이벌 의식은 '엘 클라시코'라는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CF의 축구 경기에 그대로 반영이 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클럽이 보여주는 수준 높은 경기력은 덤이고 축구를 통하여 대변되는 두 지역 간의 자존심 대결의 결정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대한민국과 일본의 축구 경기가 열리면 기필코 이겨야 한다는 의식이 있듯이, 카탈루냐 사람들은 엘클라시코 승리를 통하여 그들의 억압과 피해의식 등을 해소하고 정화하는 분출구가 된다는 느낌이다.

일본의 탄압과 만행을 알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카탈루냐인의 정서에 동질감이 생기니 지름신이 강림하여 FC 바르셀로나 모자와 유니폼을 챙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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