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34 스페인 마드리드5 톨레도-스페인의 옛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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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34 스페인 마드리드5 톨레도-스페인의 옛 수도
  • 류호진
  • 승인 2021.04.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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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상용 원장은 대전대학교한방병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대전 유성에 '용한의원'(042-823-7533)을 개원, 운영하고 있다.

나의 여행기 34 (2018. 5.26.~5.30.)

마드리드 Madrid 5 -톨레도 Toledo-

톨레도는 강으로 둘러싸여 있는 관광 도시이자 스페인의 옛 수도로,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 예술에 있어서 마드리드와 함께 가장 중요한 도시라 한다.

기원전 2세기 로마의 식민 도시를 거쳐 8세기 서고트 왕국의 수도가 되었고, 그 후 이슬람 세력의 지배를 받으면서 톨레도는 가톨릭, 유대교, 이슬람교 등 세 가지 종교의 유적지가 공존하는 특별한 도시가 되었는데 16세기에 마드리드로 천도하기 전까지는 스페인의 수도 역할을 했다.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도시답게 여러 종교 유적지가 공존하는 특별한 도시로 스페인 문화를 가장 잘 대변하는 곳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시 전역을 국립기념지로 선포되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도시다.

13세기에 세워진 산마르틴 다리를 통과하여 강을 건너 암석지대에 건설된 도시에 진입한다.

다리 입구에는 돈키호테 길이라는 표식을 하여 이곳이 소설 돈키호테의 배경이 되는 라만차 지방의 중심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도시에 진입하면 시가지가 좁고 구불구불하며 경사가 가파르고 지면이 고르지 못하다. 바닥에 타일 조각이 박혀있는 유대인 지구를 통과하면서 유대인과 아랍인들의 공존했던 과거를 생각해 본다.

시가지 상점에는 이 지역 특산물이라는 멋진 검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톨레도에서 생산되는 강철과 특히 검(劍)은 오랜 시대에 걸쳐 명성을 이어왔다고 하며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으로도 사용되었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잘 보존된 로마 시대의 우물을 관람하고 광장에 등장한 톨레도 대성당을 찾아간다. 고딕 양식의 스페인 대성당들 가운데 가장 스페인적이라고 평가받는 대성당은 15세기에 고딕 양식으로 완성되고 난 이후에도 증·개축을 반복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스페인 카톨릭의 본산 역할을 담당하는 성당답게 웅장하고 화려하며 중후함이 돋보인다. 이 대성당의 많은 건축 작품들이 예술성을 갖추고 있는데 엘그레코의 그림을 위시하여 그라나다가 함락되는 전쟁 장면을 세밀하게 묘사해 놓은 성가대석의 조각 장식과 보물실에 보관된 보석으로 만든 3m가량의 성체 현시대(Custodia)가 인상 깊다.

어느 도시를 방문하던 대성당을 보고 나면 도시의 반 이상을 구경한 느낌이 든다. 늘 도시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고 커다란 규모와 그 안에 설치된 장식과 작품들을 둘러보다 보면 상당한 시간을 사용하고 체력은 소진되기 마련이다.

시내를 굽어보며 우뚝 서 있는 알카사르는 도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네모반듯한 모습으로 시내를 굽어보는 위치에서 자리하고 있어 생뚱맞은 느낌이다.

시내 관광을 마치고 버스를 타기 위해 좁은 골목을 내려오는데 관광용 에스컬레이터가 기다린다. 아주 오래된 도시에 현대식 에스컬레이터가 다소 이질적이고 생경하지만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배려심이 느껴진다.

버스는 시 외곽의 고지대에 잠시 오르더니 정차한다.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뷰 맛집에 도착한 것이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톨레도의 모습은 둥그렇고 볼록한 형상으로 도시 외곽을 흐르는 강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섬의 모습으로 난공불락의 요새가 따로 없다.

톨레도란 어원이 로마어, 톨레툼(Toletum;참고 견디며 항복하지 않는다)에서 기인했다고 하는 말이 실감나게 보인다.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솟아 있는 알카사르와 대성당의 첨탑 아래로 크고 작은 건축물들이 야무지게 연결된 모습으로 중세 수도의 위용을 보여준다.

영화 세트장 같은 톨레도 전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며 마드리드로 돌아오는 버스에 올라 눈을 붙인다.

퇴근 무렵 마드리드 시내는 복잡하다. 투어 버스는 스페인 광장에 정차한다. 조금은 익숙해진 그란비아 거리를 지나 마요르 광장에서 도보로 3분 정도 소요되는 산 미구엘 시장을 찾아간다.

철골 구조에 통유리를 끼워 둘러싼 세련된 실내 시장으로 흔히 생각하는 재래시장과는 다른 분위기이다. 실내에는 다양한 종류의 스페인 요리를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음식 백화점 형태의 가게들이 몰려든 손님들로 분주하다.

과일, 채소, 생선, 하몬, 꽃, 견과류 등의 식재료를 구입하는 사람, 바둑판 모양으로 자리 잡은 바르bar에 앉아 음식을 시켜 먹는 사람들의 주문 소리로 재래시장 못지않은 분위기이다.

인파에 묻혀서 생선과 과일을 토핑한 타파스와 먹물 파예야를 주문해서 저녁 식사를 대신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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