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이상용 원장은 대전대학교한방병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대전 유성에서 '용한의원'을 개원, 운영하고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상용 원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여기에 옮겨 놓는다.
나의 여행기 17 (2018. 5.19.~5.21.) 세비야 Sevilla 2 스페인 하면 연상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약간은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정열적 이미지, 투우나 플라멩코 같은 문화유산과 축구 등이 떠오른다.
김태희가 빨간 장미를 꽂고 플라멩코를 추는 장면이 담긴 광고가 있었다. 스마트 폰이 출시 되기 전, 폴더형 휴대폰 광고였으니 10년도 더 된 일이다.
그 광고를 촬영했던 장소가 세비야 스페인 광장이다. 마드리드나 바로셀로나, 로마에도 스페인 광장이 있지만 김태희가 보여준 광고 효과 때문인지 세비야 스페인 광장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된다. https://youtu.be/-qGCWFjFzqI
이른 아침이지만 스페인 광장은 관광객으로 북적거린다. 스페인 광장은 박람회장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조성됐다고 한다. 광장을 가운데 두고 원형의 인공운하가 광장을 감싸고 있고 아치형 다리를 건너 광장에 진입할 수 있다.
광장과 운하를 호위하듯 반원형으로 이어진 건축물과 양측 끝에는 커다란 높이의 탑이 세워져 있는데 대성당에 있는 히랄다 탑을 본 따 만들었다고 한다.
반원형 건축물 아래층은 스페인 58개의 도시의 지도와 휘장 및 그 도시의 주요한 역사적 사건을 세라믹 타일로 장식하고 있고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오르면 높은 시야로 광장의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다.
광장 중앙의 분수는 힘차게 물을 품어 올리고 있으며 운하에 떠 있는 곤돌라는 유람 손님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광장 가장자리 공원과 맞닿은 곳에서는 관광용 마차들이 숲 사이로 오간다.
낮 보다는 밤이 더 아름답다고 하는데 두 번의 밤을 보내는 동안 방문을 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광장 관람을 마치고 공원의 숲을 지나 자동차 도로에 나오니 보라색 꽃이 달린 커다란 나무들이 도로 양측을 장식하고 있다.
호기심이 발동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자카란다’라고 대답한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서양 여러나라에서는 봄철에 벚꽃처럼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보지 못한 생소한 나무가 가로수 역할을 하면서 불어오는 바람에 보라색 물결로 출렁거리는 모습이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광장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닿을 수 있는 과달키비르 강에 도착하여 강변을 따라 걸으니 오래된 탑이 보인다.
‘황금의 탑’으로 불리는 이곳은 1220년대 무어인이 적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한 망루로 사용하기도 하고 콜럼버스가 이곳에서 신대륙 발견을 위한 항해를 떠난 곳이라 한다. 이 탑의 이름을 둘러싼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닌듯하다.
탑의 내부는 이 탑과 연관된 역사와 무기 등이 전시되어 있고 망루에 오르면 과달키비르 강을 지나는 유람선과 강 위에서 카누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한국에 대한 노스텔지어의 영향인지 그리 낭만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멀리 보이는 대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며 머무는데 배고픔이 몰려온다. 원초적 욕구 앞에서는 향수병 따위는 명함 내밀 자리도 없나 보다.
여행안내 책자의 조언에 따라 저녁 무렵에 안달루시아의 큰 버섯이라고도 불리는 메트로폴 파라솔을 찾았다.
총 3,400여 개의 코팅한 목재로 2004년부터 총 8년여에 걸쳐 만든 지구상의 가장 큰 목재 건축물이며,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발렌시아의 예술과 과학 단지와 함께 스페인을 대표하는 현대 건축물 중 하나라고 하니 지나칠 수가 없다.
지하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까지 올라가면 세비야를 내려다 볼 수 있는데 대성당 히랄다 탑의 높이 만큼은 아니지만 노을에 물든 석양의 세비야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