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튜불린 나노공학'의 핵심 전략 단백질 발굴
상태바
KAIST, '튜불린 나노공학'의 핵심 전략 단백질 발굴
  • 최경주 기자
  • 승인 2020.10.30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몸속 세포물질 이용 혁신적인 나노 건축물 구현...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 기대
두 방향으로 접히는 튜불린 단백질을 이용한 ‘튜불린 이중나선’의 형성 (KAIST 제공)
두 방향으로 접히는 튜불린 단백질을 이용한 ‘튜불린 이중나선’의 형성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튜불린 나노공학'의 핵심 전략이 될 두 방향으로 접을 수 있는 단백질을 발굴했다.

이는 우리 몸속 세포물질을 그대로 이용해 혁신적인 나노 건축물을 구현한 것으로,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최명철 교수 연구팀이 나노소재의 기초물질로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을 새롭게 발굴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이 몸속에서 미세소관을 구성하는 `튜불린(Tubulin) 단백질'을 나노공학의 측면에서 재조명해 거둔 성과다.

자연계와 산업계의 나노소재들은 놀라울 정도로 크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다.

이 구조들의 기본 형성원리는 작고 단순한 단위체들의 고유 형태가 전체구조를 결정한다는 원리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곡면 구조를 만들려면 서로 다른 모양을 가지는 최소 두 종류의 분자들을 이어 붙여야 한다.

예를 들어, 세포막의 경우 발아와 융합 과정에서 막의 곡률이 역동적으로 변하는데, 이는 형태가 다른 여러 종류의 인지질 분자들이 혼합돼 있어 가능한 특성이다.

최 교수 연구팀은 생명 현상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미세소관(Microtubule 물질 수송의 고속도로)의 특이한 성질에 주목했다.

바로 미세소관이 성장과 붕괴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곡면을 오직 한 종류의 단위체인 튜불린 단백질만으로 구현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튜불린이 수직한 두 방향으로 접히는 독특한 성질에 핵심이 있다고 판단, 튜불린의 형태 변형을 인공적으로 제어하겠다는 점에 아이디어를 얻은 후 곧장 연구를 시작했다.

튜불린 단백질의 접힘을 제어하는 분자스위치를 찾고자 한 것이다.

튜불린이 강한 음전하를 띤 단백질이라는 점을 감안해 양전하 중합체인 폴리라이신(poly-L-lysine)이 미세소관의 구조를 변형하는 과정을 관찰했다.

가속기 X선 산란장치를 이용해 옹스트롱(Å, 100억분의 1미터)의 정확도로 측정하자 DNA 이중나선 구조의 결정적 증거가 된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포토 51'과 유사한 결과를 확인했다.

포토 51은 로절린드 프랭클린이 촬영한 DNA의 엑스선 회절 이미지다. 프랜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이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히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왼쪽부터 이준철 박사과정, 송채연 박사, 최명철 교수
왼쪽부터 이준철 박사과정, 송채연 박사, 최명철 교수

연구팀의 이같은 연구결과는 튜불린들이 꼭 두 줄씩 길게 늘어선 `튜불린 이중나선' 구조의 형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튜불린을 두 방향으로 접을 수 있는 분자스위치를 찾아낸 것이다.

분자스위치의 크기와 개수를 조절함에 따라, 최 교수 연구팀은 단일 벽 나노튜브에서 이중벽 나노튜브로 변환하거나 이중나선의 간격을 자유자재로 조절이 가능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최명철 교수는 "나노미터 크기의 광학전기의료 소재를 개발하는 플랫폼은 물론 모터 단백질 키네신과 결합해 분자기계를 개발하는 등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ˮ며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분자스위치는 알츠하이머병 등 뇌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것ˮ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지난 9월17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