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카풀 ‘승차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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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카풀 ‘승차전쟁’ 본격화
  • 김성서
  • 승인 2018.12.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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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카카오T’ 카풀서비스 시작…기본료 3000원
택시업계 반발…파업 등 강력 대응 힘들 듯
카카오T가 오는 17일부터 카풀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택시와 카풀의 '승차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 10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택시 운행질서 확립 캠페인,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운행중인 택시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뉴스1

‘카카오T’가 오는 17일부터 카풀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연말연시를 앞두고 택시와 카풀의 ‘승차전쟁’이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내 서비스와 내년초 서비스를 놓고 오랜 고심 끝에 7일 베타버전을 내놓고 오는 17일부터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승차수요가 몰리는 성수기인 연말연시를 놓치면 카풀서비스가 제자리를 찾기 어려운 데다, 내년 초까지 서비스를 유보한다고 해서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봉합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서비스 개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택시업계와의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카오는 운전기사당 카풀 운행횟수를 ‘하루 2회’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는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은 범위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카카오 카풀 출시가 반가울 것으로 h이다. 카카오 카풀의 기본요금은 2㎞ 기준 3000원으로, 서울 기준 택시 기본요금 3800원보다 낮다. 이동시간과 거리에 따라 요금이 올라가 택시와 비슷한 방식으로 과금 되지만 저렴한 기본요금이 때문에 요금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카풀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출퇴근길 택시를 잡지 못해 불편을 겪는 상황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평일 오전과 심야시간대 서울시내 택시호출건수는 20만콜이지만 배차되는 택시는 4만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7만명의 카풀 운전기사들이 투입되면 하루 최대 14만콜을 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카풀 운전기사의 대부분은 서울에 몰려있어 서울시내 부족한 콜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카카오는 이용자 보호를 위해 탑승 중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승객이 버튼을 눌러 신고할 수 있는 ‘112 문자 신고’ 기능을 탑재했다. 신고시 승객의 현위치, 운전자 정보, 차량의 이동 정보가 경찰청에 전달하도록 해 카풀 내 분쟁과 사고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택시수요가 가장 많은 시간대에 카풀로 콜이 완화되면 택시 입장에서는 달가울 리 없다. 이른바 기사의 입맛대로 손님을 골라 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사납금을 꼬박꼬박 채워 넣어야 하는 법인택시기사들은 카풀 때문에 손님이 줄어들까 걱정하고 있고, 개인택시기사들은 카풀 등장으로 권리금이 하락하고 있어 반발하고 있다.

개인택시 운전기사 A씨는 “이미 수요·공급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택시 차량을 줄이고 있는 상황인데 택시와 유사한 카풀을 허용하면 택시 번호판 권리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재산권 침해다. 애당초 택시를 인가사업으로 시작한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여기에 택시업계는 카카오택시 호출 거부운동에 돌입하는 등 ‘전면전’을 예고했다. 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돼있는 일명 ‘카풀금지법’을 즉각 의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미 선택권이 이용자들에게 넘어간 시점에서 파업 등 강력대응에는 나설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택시가 파업하면 카풀을 이용하면 되는 등 대체제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제 택시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대상으로 전면전을 할 게 아니라,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승차전쟁을 벌여야 할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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