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온상 된 해외플랫폼…이번엔 뿌리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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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온상 된 해외플랫폼…이번엔 뿌리뽑을까
  • 최정 기자
  • 승인 2020.03.25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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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텔레그램‧디스코드 옮겨가며 음란물 유통
본사‧서버 해외에 있어 규제‧수사 어려운 점 악용
검경, 특수본‧TF 구성…국회 과방위 결의문 합의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영상을 유포한 일명 ‘n번방’ 사건에 대한 수사협조 촉구를 위해 ‘텔레그램 탈퇴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텔레그램을 비롯해 트위터, 텀블러, 디스코드 등 해외 메신저가 성범죄의 온상이 됐다며 지탄받고 있다. 해외사업자가 운영하는 플랫폼은 국내에 부가통신사업자로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서버도 해외에 있어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성범죄 영상물이 거래된 사례는 앞서 수없이 발생해 왔다.

미국 소셜미디어 텀블러는 대표적인 ‘음란물의 온상’으로 여겨졌다. 여성의 신체가 노출된 영상이나 사진, 성매매 정보까지 유통돼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텀블러에서 확인한 음란물만 10만여 건에 달했다. 방심위는 2017년 텀블러 본사에 음란물 삭제 관련 협조문을 보냈으나 텀블러는 자신들이 ‘미국회사’라는 이유로 협조에 응하지 않았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텔레그램 n번방 사태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텔레그램 n번방 사태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 앱스토어가 음란콘텐츠 유통을 이유로 텀블러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자, 그제야 2018년 음란콘텐츠 게재가 불가능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했다.

텀플러가 음란물 퇴출에 나서자 음란물 제작‧유통업체들은 텔레그램으로 플랫폼을 옮겼다. 이들은 텔레그램 서버가 해외에 있어 우리 정부가 직접 조사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텔레그램 계정을 만들고 음란물을 유통했다.

이번 n번방 사건으로 텔레그램 내 성범죄에 대한 경찰 수사망이 좁혀지자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던 성범죄자들은 또 다른 해외 메신저인 디스코드 등으로 갈아탔다.

텔레그램과 디스코드는 해외 메신저라 규제와 수사가 쉽지 않다. 디스코드 서버는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텔레그램은 본서와 서버가 어디 있는지 알려져 있지 않다.

지난 2월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디지털성범죄심의소위원회는 n번방 사건과 연계된 텔레그램 단체방 133개에 대해 시정요구(접속차단)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지만 범죄가 이뤄진 이후의 조치인데다 ‘제2의 n번방’을 막는 데는 속수무책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무궁화회의실에서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말까지 운영예정인 디지털성범죄 특수본은 수사실행, 수사지도·지원, 국제공조, 디지털 포렌식, 피해자 보호, 수사관 성인지교육 담당 부서들로 구성, 협업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6월 말까지 예정됐던 텔레그램·디스코드 등 SNS와 다크웹, 음란사이트, 웹하드 등 4대 유통망 특별단속도 연말까지 연장된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무궁화회의실에서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말까지 운영예정인 디지털성범죄 특수본은 수사실행, 수사지도·지원, 국제공조, 디지털 포렌식, 피해자 보호, 수사관 성인지교육 담당 부서들로 구성, 협업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6월 말까지 예정됐던 텔레그램·디스코드 등 SNS와 다크웹, 음란사이트, 웹하드 등 4대 유통망 특별단속도 연말까지 연장된다.

다만 이번 사건과 관련한 국민적 공분이 거센 만큼 수사당국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찰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출범시켰고, 서울중앙지검도 특별수사 TF를 구성했다.

경찰은 지난 19일 여성단체로부터 넘겨받은 다수의 제보를 토대로 사례 분석에 나섰다. 전국의 사이버성폭력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미국 국토안보국수사국(HSI) 등 해외 법집행기관과 긴밀히 공조한다는 방침이다. 또 사이버안전국에 ‘글로벌 IT기업 공조전담팀’을 신설해 해외 SNS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방심위도 n번방과 관련한 텔레그램 및 디스코드 단체방 215개에 대해 시정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n번방 운영자 뿐 아니라 26만여명으로 추정되는 ‘가입자’들도 공범에 준하는 처벌을 하자고 입을 모았다. 과방위는 25일 오전 n번방 사태와 관련한 결의문을 채택하기로 하고 관련 내용에 대해 여야 간사가 협의를 진행중이다.

결의안 초안을 작성한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n번방 사건 관련해 국회와 정부가 빠르게 대처하고 처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과방위 차원의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해 초안을 작성했다”며 “상임위의 토론과 논의를 통해 결의문 채택이 이뤄지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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