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발효 유도하는 유산균 출처는 ‘배추와 마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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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발효 유도하는 유산균 출처는 ‘배추와 마늘’
  • 김찬혁 기자
  • 승인 2020.03.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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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김치연구소, 김치 발효 유산균 기원 및 발효 특성 규명
표준화된 김치 생산 위한 과학적 데이터로 활용 가능성
세계김치연구소 미생물기능성연구단 노성운 박사팀 연구 결과 설명 이미지.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11일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의 재료가 되는 원‧부재료의 고유 미생물 군집 중 김치 발효를 유도하는 유산균의 유래 및 유산균 종류에 따른 발효 전개 특성을 구명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는 배추,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 다양한 원·부재료에서 유래한 유산균에 의해 발효가 진행되며, 이러한 유산균은 재료나 저장온도 등 발효 조건에 따라 각각 다른 발효 대사산물을 생성해 김치의 맛과 품질을 결정한다.

때문에 김치에 존재하는 복잡한 미생물의 발효 전개 방향을 통제하는 것은 그간 과학적·산업적 난제로 여겨져 왔다. 특히, 김치의 원·부재료는 김치 발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환경적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어 왔지만, 어떤 재료에서 유래한 유산균이 김치 발효를 유도하는지, 또 유산균 종류에 따라 김치의 발효 특성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이에 세계김치연구소 미생물기능성연구단 노성운 박사팀은 김치의 원·부재료 4종(배추, 마늘, 생강, 고춧가루)을 선택적으로 멸균한 뒤, 멀티-오믹스 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김치 발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유산균이 어떤 재료에서 유래하는지 분석했다. 멀티-오믹스 분석(Multi-Omics Analysis)은 유전체 단백체, 대사체 등 다양한 분자 수준에서 생성된 여러 데이터들의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분석을 의미한다.

그 결과, 김치의 재료가 되는 다양한 원·부재료 중 ‘배추’와 ‘마늘’에서 유래한 유산균에 의해 김치 발효가 유도되는 반면, 생강과 고추에서 유래하는 미생물에 의해서는 김치 발효가 유도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배추에서 유래한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 김치에서는 ‘류코노스톡’과 ‘와이셀라’, ‘락토바실러스’ 균주가 우세한 군집을 이루었고, 마늘에서 유래한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 김치에서는 ‘류코노스톡’과 ‘와이셀라’ 균주가 지배적이었다. 또한 이들 유산균에 의해 만니톨과 젖산 등 대사산물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연구진은 김치 발효를 유도하는 김치의 재료 특이적 유산균 후보 3종인 류코노스톡 젤리둠, 와이셀라 코리엔시스, 락토바실러스 사케아이를 순수 분리하는데 성공했으며, 분리된 유산균을 무균 김치에 접종해 유산균 종류에 따른 김치의 발효가 다르게 전개됨을 확인했다. 

김치 원‧부재료 유래 미생물에 의한 김치 미생물 군집 변화.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김치 원‧부재료 유래 미생물에 의한 김치 미생물 군집 변화.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이번 연구 결과는 김치 발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발효 유산균의 기원은 물론 각각의 재료로부터 유래한 유산균의 발효 특징을 확인함으로써 표준화된 김치 생산을 위한 과학적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세계김치연구소 최학종 소장 직무대행은 “김치 발효를 이끄는 유산균의 기원을 추적해 김치 발효의 과학적인 근거를 밝혀냄으로써 김치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김치연구소 송혜선 연수학생과 원태웅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식품 분야 국제 학술지인 ‘푸드 케미스트리(Food Chemistry)’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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