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꺾이는 시점 예측 가능”…신종 코로나로 주목받는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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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꺾이는 시점 예측 가능”…신종 코로나로 주목받는 논문
  • 최정 기자
  • 승인 2020.02.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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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이광형 교수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 확산모델’ 연구
“감염병 반드시 꺾이는 점 존재…‘누적회복자’로 감소시점 예측”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어떤 감염병도 반드시 감염자 수가 감소하는 전환점이 존재하고, 또 그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광형 교수와 당시 지도 학생이었던 ㈜바이오브레인 김기성 대표는 ‘복잡계 네트워크를 이용한 감염병 확산예측 모델연구’를 발표했다.

2015년 5월 국내에서 첫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발생한 후 186명이 확진받고 이 가운데 38명이 사망했다. 이 교수는 메르스 사태 발생 후 감염병은 사회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지, 기세가 꺾인다면 시점은 언제쯤인지 살펴보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전염병 확산을 나타내는 네트워크, 청색은 미 감염자(S), 적색은 감염자(I), 녹색은 회복자(R), 검은색 원은 슈퍼 전파자
전염병 확산을 나타내는 네트워크. 청색은 미 감염자(S), 적색은 감염자(I), 녹색은 회복자(R), 검은색 원은 슈퍼 전파자. KAIST 제공

연구팀은 전염병의 확산은 △감염성 △지속성(회복성) △사회구조 등 3가지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감염성은 인간의 자체 감염력 정도와 병원체 특성, 접촉 여부 등에 의해 차이가 있다. 지속성은 감염 이후 잠복기를 포함해 완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사회구조는 한 사람이 단위 시간당 접촉하는 사람의 숫자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우선 감염병에 노출된 사회(구조·인구)를 나타내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네트워크에는 대상 인구와 평균 접촉자 수를 표현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회를 표현하기 위해 접촉자 수를 변화시켜 감염병 확산 추세를 관찰했다.

미 감염자, 감염자, 회복자 수의 시간에 따른 변화와 VRTP(꺾이는 점). 감염자 그래프가 꺾이는 점을 알고 싶지만, 사전에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회복자 커브가 VRTP에 도달하면 꺾일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KAIST 제공
미 감염자, 감염자, 회복자 수의 시간에 따른 변화와 VRTP(꺾이는 점). 감염자 그래프가 꺾이는 점을 알고 싶지만, 사전에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회복자 커브가 VRTP에 도달하면 꺾일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KAIST 제공

그 결과 연구팀은 감염병은 반드시 감염자수가 줄어드는 시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 전환점을 VRTP(Value of Recovered at Turning Point)라 정의하고, 감염병의 기세가 ‘꺾이는 시점’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은 감염병의 기세가 꺾이는 이유를 감염자가 전염병으로부터 회복되거나 사망해 전염병 확산경로가 차단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감염자 감소 시점도 예측할 수 있다고 결론냈다. 주식시장의 피크점을 사전에 알 수는 없지만 선행지수를 통해 피크점을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감염병 확산 또한 ‘누적회복자’라는 선행지수를 통해 감염자의 ‘VRTP(꺾이는 점)’를 예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어떤 감염병이 감염률 33%, 지속기간 7.6일, 평균 접촉자 수가 20명이면, 누적 회복자 비율이 17.35%일 때 꺾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감염률과 지속기간이 같고, 평균 접촉자 수가 10명이면, 누적 회복자 비율은 16.53%일 때 꺾인다. 연구팀은 또 최악의 감염병이라도 회복자 누적 수가 네트워크(사회) 인구의 27%가 되는 시점에서 꺾인다는 점을 알아냈다.

이광형 교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하루 평균 접촉자 수를 7명 이하로 줄이면 인간은 어떠한 감염병으로부터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인간은 특히 예방약을 통해 감염률을 낮출 수 있고, 치료제 개발을 통해 지속기간(회복률)을 개선할 수 있으며 격리조치를 통해 접촉자 수를 낮출 수 있기에 그 어떠한 질병으로부터 생존을 결코 위협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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