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류 제어 가능한 고품질 그래핀 난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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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류 제어 가능한 고품질 그래핀 난제 풀었다
  • 최경주 기자
  • 승인 2020.01.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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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그래핀 적층 층수‧구조 제어 가능한 단결정 합금기판 개발
전기전도도‧내구성 우수한 그래핀…전자소자 활용 가능성 확인
AB 적층구조 다층 그래핀의 구조. 상층 그래핀 속 탄소 원자 중 절반이 하층 그래핀 육각형의 중심에 위치한 A패턴과 B패턴이 반복되는 구조를 AB적층구조라고 한다. 이중, AB적층 이중층 그래핀은 특정 조건에서 밴드갭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BS 제공

얇고 투명하며 전기전도도와 신축성, 내구성이 우수한 2차원 탄소나노소재 ‘그래핀’은 전자소자로서 높은 응용가능성을 지녔지만 전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성질인 ‘밴드갭’이 없다. 즉, 전자소자의 전원을 켜고 끌 수(on/off) 없기 때문에 응용에 제한이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이 어떤 구조로 겹쳐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그래핀의 성질에 주목, 전류제어가 가능한 적층구조 그래핀을 설계할 방안을 찾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로드니 루오프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이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그래핀의 층수 및 적층순서를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금속기판을 설계하고, 이를 토대로 반도체의 특성을 가진 단결정 다층 그래핀을 합성했다고 22일 밝혔다.

그래핀은 몇 개의 단층 그래핀이 어떤 구조로 겹쳐있는지에 따라 성질이 크게 달라진다. ‘AB 적층구조 이중층 그래핀’은 전류 제어가 어려운 그래핀의 단점을 극복할 소재로 주목받는다. AB 적층 그래핀은 상층 그래핀(A패턴)의 탄소 원자 중 절반이 하층 그래핀 육각형의 중심에 위치한(B패턴) A패턴과 B패턴이 반복되는 구조로 특정조건에서 밴드갭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그래핀의 적층 층수 및 순서를 제어하기 어렵고 제조면적이 수㎜ 수준으로 작아 실제 상용 소자와는 거리가 있었다.

연구진은 그래핀의 층수와 적층순서를 제어하기 위해 새로운 단결정 합금 기판을 설계했다. 우선 탄소용해도(탄소원자가 다른 물질에 용해될 수 있는 최대량)가 낮은 기존 구리 기판은 단층의 그래핀을 성장시킬 수밖에 없다는 점에 착안해 구리보다 높은 탄소용해도를 가진 니켈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단결정 구리(111) 포일에 니켈을 전기도금하고, 1050℃의 온도에서 열처리를 진행해 구리와 니켈을 모두 포함하는 단결정 합금 포일을 제조했다. 이후 니켈의 함량을 증가시켜가며 합성되는 그래핀의 형태를 분석했다. 니켈의 함량이 10% 미만일 때는 단층 그래핀이 합성되지만, 그 이상에서는 다층의 그래핀이 형성됨을 확인했다. 특히 니켈의 함량이 16.6%일 경우에는 AB 적층구조를 갖는 이중층 그래핀이 균일하게 형성됐다.

AB 적층 이중층 그래핀의 투과전자현미경(TEM) 이미지. 연구진이 합성한 AB 적층 이중층 그래핀의 가장자리를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관찰한 모습. 그림a에 보이는 2개의 선은 각 그래핀의 층을 나타낸다. 고분해능 TEM으로 분석한 결과(b) 합성된 그래핀이 AB 적층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IBS 제공

이종훈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 연구팀은 성장된 AB 이중층 및 ABA 삼중층 그래핀의 결정 구조를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분석한 결과 성장된 그래핀이 소재 전체에 걸쳐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단결정 형태임을 확인했다.

이렇게 합성된 대면적 이중층 그래핀은 약 2300W/mK(와트퍼미터켈빈)의 열전도도와 478GPa의 강성도 등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 유원종 성균관대 교수팀은 그래핀의 전기적 특성을 측정한 결과, 합성된 그래핀이 전기장에 따라 저항 값이 변한다는 것을 관찰했다. 전기장을 가해 그래핀의 밴드갭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전자소자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의미다.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이번 연구에서 합성한 단결정 구리/니켈 합금 포일은 새로운 탄소재료를 합성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기존 실리콘 등의 반도체 소자와는 달리 적외선 영역의 파장을 흡수할 수 있어 새로운 형태의 나노광전자소자로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1월 21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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