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문제, 미생물 빅데이터 분석으로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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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문제, 미생물 빅데이터 분석으로 해결한다
  • 김찬혁 기자
  • 승인 2020.01.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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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 분석으로 녹조 발생·사멸 과정 규명
계절별 녹조 사멸 요인 달라…향후 친환경 녹조제어 기술 개발 기대
마이크로시스티스 현미경 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마이크로시스티스 현미경 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국내연구진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녹조의 발생과 소멸에 대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친환경 녹조 제어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1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세포공장연구센터 안치용 박사 연구팀이 미생물 상호작용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녹조의 발생과 소멸에 대한 상세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안 박사 연구팀은 본 연구에서 녹조의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특정 환경에 존재하고 있는 미생물들과 이들의 유전정보 전체) 및 상호작용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녹조의 미생물학적 연구를 수행했다. 모든 미생물은 서로 간에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지만 녹조발생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생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는 그간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안 박사 연구팀은 남세균(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드는 세균)의 한 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systis)’의 유전형별 상호작용 네트워크도 구축함으로써 보다 상세한 녹조 발생과 사멸 과정에 대해서도 연구를 수행했다. 

대청호 남조류의 상호작용 네트워크(A)와 마이크로시스티스 유전형의 상호작용 네트워크(B)의 구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대청호 남조류의 상호작용 네트워크(A)와 마이크로시스티스 유전형의 상호작용 네트워크(B)의 구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네트워크 분석 결과, 미생물은 더욱 밀접한 상호작용하는 구성원들끼리 모듈(module)이라고 하는 단위를 형성했으며, 실험을 진행한 대청호의 미생물들은 10개 미만의 주요한 모듈을 형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마이크로시스티스가 속한 모듈에 있는 미생물들이 녹조 발생 시기에 동시 증감하는 패턴을 보이며 녹조의 발생과 사멸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마이크로시스티스 유전형 기반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계절에 따른 우점(생물 군집에서 가장 많은 개체 수를 가져 전체의 성격을 대표하는 종) 유전형 및 상호작용 미생물 구성을 판별할 수 있었다. 

여름철과 가을철 우점하는 마이크로시스티스 유전형은 서로 달랐으며 상호작용하는 미생물의 종류도 달랐다. 여름철 우점 마이크로시스티스 유전형이 더 다양했으며 네트워크도 복잡한 반면, 가을철 우점 유전형은 단 2개였으며 네트워크도 매우 단순했다. 

특히, 여름철 녹조 사멸에는 뱀피로비브리오날레스(Vampirovibrionales)라는 기생성 남조류가, 가을철 녹조 사멸에는 스키스토디압토머스(Skistodiaptomus)라는 동물플랑크톤의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성준 박사가 제1저자로, 안치용 박사와 오희목 박사가 교신저사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환경과학 및 수자원 분야의 국제적 저널인 ‘Water Research’ 2019년 12월 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연구책임자인 안치용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녹조가 발생하고 사멸하는 과정에서 어떤 미생물들이 상호작용하며 중요하게 작용하는지 그 구체적인 생물학적 과정을 최초로 밝힌 것”이라며 “최근 널리 연구되는 마이크로바이옴 및 네트워크 분석 기술을 녹조 연구에도 적용시켰다는데 의의가 있으며 차후 친환경적인 녹조 제어기술을 개발하는데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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